노년의 인생
2024. 5. 14. 08:10
佳人(杜甫) 미인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절세의 미인이,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골짜기에 조용히 살고 있네.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자기는 양갓집 딸이었는데,
零落依草木(령낙의초목) 집안이 몰락하여 초목에 의지한다고
關中昔喪亂(관중석상난) 관중 땅에 전쟁이 나서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형제들이 모두 죽음을 당했다네.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벼슬이 높았음을 어찌 따지리오.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골육도 거두지 못했거늘
世情惡衰歇(세정악쇠헐) 세상인정은 몰락을 싫어하나,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만사가 촛불 꺼지듯 변해 버렸다네.
夫婿輕薄兒(부서경박아) 남편은 경박한 사람이어서,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아름답기 옥 같은 새사람을 얻었다네.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합혼초는 풀이지만 때를 알고,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는 새이지만 홀로 자지 않는다는데,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남편은 새사람의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어찌 옛 처의 울음은 들은 체도 않더라네!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산에 있는 샘물은 맑지만,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산을 나서면 흐려지는 법.
侍婢賣珠回(시비매주회) 하녀가 구슬을 팔고 돌아와서는,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댕댕이덩굴 거두며 초가지붕을 매만지네.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꽃을 꺾어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柏動盈掬(채백동영국) 잣을 따다보니 손에 가득차네.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난은 찬데 푸른 옷소매 얇고,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해가 저물자 긴 대나무 의지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