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快雨行쾌우행-丁若鏞(정약용)

노년의 인생 2025. 4. 5. 23:47

快雨行쾌우행-丁若鏞(정약용)

시원한 비

 

疾風吹翻山竹枝(질풍취번산죽지)

거센 바람 산죽 가지 불어서 뒤집더니

雨色遠自黃楡陂(우색원자황유피)

빗기운 멀리 느릅나무 언덕에서 몰려온다.

數點磊砢白瑪瑙(수점뢰라백마노)

몇 개의 돌 무더기 흰빛의 마노 같고

一庭浩淼靑玻璃(일정호묘청파리)

뜰 가득 넘치는 물 푸른색 유리일세.

門扉埤闔書帙亂(문비비합서질란)

문짝이 꽝 닫히자 서책 마구 날리더니

衣帶墮落鬢髮披(의대타락빈발피)

허리띠가 떨어지고 수염 터럭 흩어진다.

科頭兀坐讀九辯(과두올좌독구변)

「구변九辯」을 읽으면서 맨머리로 앉았다가

擧杯痛飮憶五噫(거배통음억오희)

「오희五噫」를 생각하며 술잔 들어 통음한다

人生戚戚將何補(인생척척장하보)

인생살이 근심이야 무엇으로 채우려나

快雨快風聊展眉(쾌우쾌풍료전미)

통쾌한 비바람에 찌추린 눈썹 펴본다네.

[출처] 한밤중에 잠깨어

한시로 읽는 다산의 유배일기

정약용 짓고 정민 풀어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