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苦寒吟고한음-李衍宗(이연종)
노년의 인생
2025. 4. 13. 15:35
苦寒吟고한음-李衍宗(이연종)
겨울 한파
閉塞成冬冬欲竟(폐새성동동욕경)
양기가 막혀 겨울 되고 겨울이 막바지에 이르려 하니
寒氣屭屭陰轉盛(한기희희음전성)
한기가 혹심하고 음기는 더욱 극성일세
平埋聚落雪滿川(평매취락설만천)
눈이 마을을 파묻고 시내에 가득한데
着面錐刀風冽猛(착면추도풍렬맹)
바람은 얼굴에 닿으면 송곳이나 칼처럼 차고 모질구나
長安居人少出門(장안거인소출문)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야 집 밖 출입을 적게 하고
酒價雖高力不竸(주가수고력불경)
술값이 비록 비싸져도 힘써 깍으려고 다투지는 않을 테지
白日短薄易頹光(백일단박이퇴광)
한낮 해가 짧고 엷어 빛이 쉬이 기울고
霜華凝添星月冷(상화응첨성월랭)
한 밤 성에는 엉기어 별과 달에 차가움을 더해주네
銅壺凍裂響空堂(동호동렬향공당)
놋요강이 얼어 터져 빈방이 요란하고
隣雞無聲夜何永(린계무성야하영)
이웃 닭에 소리가 없으니 밤은 어찌 이리 긴 것인가
潛身屋底骨欲氷(잠신옥저골욕빙)
몸을 집 속에 감추었으나 뼈가 얼 것 같아
數挽衣衿深縮頸(수만의금심축경)
자주 옷깃 여미며 목을 깊이 움츠린다오
胷次唯留一掬溫(흉차유류일국온)
가슴에 오직 한 줌 온기가 남아 있어서
其能保得須臾命(기능보득수유명)
그것으로 능히 잠깐 더 목숨을 보전할 수 있으나
絲緜吾身尙如斯(사면오신상여사)
솜옷 입은 내 몸이 오히려 이와 같다면
況被藍縷不掩脛(황피람루불엄경)
하물며 누더기 걸친 사람들은 종아리도 못 가릴 테지
願天火急布陽和(원천화급포양화)
바라오니 하늘은 화급히 햇볕을 펼쳐
活盡寰中窮百姓(활진환중궁백성)
온 세상 헐벗은 백성들을 모두 다 살려주소서.
[출처] 고려 한시 삼백 수 김인한 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