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麗人行(杜甫) 미인의 노래

노년의 인생 2024. 5. 17. 10:20

麗人行(杜甫) 미인의 노래

 

三月三日天氣新(삼월삼일천기신) 삼월 삼짇날 날씨 봄기운 새로우니,  

長安水邊多麗人(장안수변다려인) 장안의 물가에는 놀러 나온 미인 많네.

態濃意遠淑且眞(태농의원숙차진) 모습는 색깔 짙고 뜻은 속세에서 멀리 떨어져 훌륭하고 참되며, 

肌理細膩骨肉勻(기리세니골육윤) 살결은 곱고 매끄러우며 뼈와 살 균형잡혔네.

繡羅衣裳照暮春(수라의상조모춘) 수놓은 비단옷 늦봄 경치에 비치는데, 

蹙金孔雀銀麒麟(축금공작은기린) 금실로 공작을 수놓고 은실로 기린을 수놓았네.

頭上何所有(두상하소유) 머리 위엔 무엇이 있는가? 

翠爲㔩葉垂鬢脣(취위압엽수빈순) 비취 깃으로 나뭇잎 장식 만들어 귀밑머리 끝에 드리웠네.

背後何所見(배후하소견) 등 뒤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珠壓腰衱穩稱身(주압요겁온칭신) 구슬들이 허리 옷자락 누르고 있어 몸매와 잘 어울리네.

就中雲幕椒房親(취중운막초방친)  이들 중에서도 구름 같은 장막 속에 있는 황후의 친족들은,

賜名大國虢與秦(사명대국괵여진) 큰 나라 이름을 하사받아 괵국부인·진국부인으로 불리네.

紫駝之峰出翠釜(자타지봉출취부) 자줏빛 낙타의 등 봉우리 고기 요리가 비취빛 솥에서 나오고,

水精之盤行素鱗(수정지반행소린) 수정 쟁반에는 흰 물고기 요리가 담겨 있네.

犀箸厭飫久未下(서저염어구미하) 외뿔소 뿔로 만든 젓가락은 음식에 싫증이 나 오래도록 손대지지 않고,

鑾刀縷切空紛綸(난도루정공분륜) 방울 달린 칼로 잘게 썰어 공연히 어지럽히기만 하네.

黃門飛鞚不動塵(황문비공부동진) 내시는 나는 듯 말을 몰고 오는데 먼지도 일으키지 않고, 

御廚絡繹送八珍(어주낙역송팔진) 궁중의 부엌에선 연이어 갖가지 진미를 보내오네.

簫鼓哀吟感鬼神(소고애음감귀신) 퉁소 소리 북소리 슬피 울려 귀신을 감동시키고,  

賓從雜遝實要津(빈종잡답실요진) 손님들과 종자들 몰려와 요소요소에 차있네.

後來鞍馬何逡巡(후래안마하준순) 뒤에 오는 말안장 위의 분은 어찌 천천히 움직이는가? 

當軒下馬入錦茵(당헌하마입금인) 장막 문 앞에 와서 말을 내려 비단 방석 위로 들어가네.

楊花雪落覆白蘋(양화설락복백빈) 버들 솜 눈처럼 떨어져 흰 개구리밥 위에 덮이고, 

青鳥飛去銜紅巾(청조비거함홍건) 푸른 새 날아가서 빨간 손수건을 물고 있네.

炙手可熱勢絕倫(적수가열세절륜) 손을 델 정도로 뜨거워 권세가 뛰어나니, 

慎莫近前丞相嗔(신막근전승상진) 삼가 가까이 갔다가 승상께서 성내지 않도록 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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