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聲詞삼성사-丁若鏞(정약용)
다듬이 소리 三聲詞 3-1
3-1 다듬이 소리
何處難爲情(하처난위정)
어떤 때 맘 가누기 어려웁던가
淸夜搗衣聲(청야도의성)
맑은 밤 다듬이진 소리 들릴 때.
寂寂初聞隻杵動(적적초문척저동)
처음엔 적막하게 외방망이 치더니만
跳跳忽作雙杵鳴(도도홀작쌍저명)
빨라지다 어느새 쌍방만이 울리누나.
隻杵銀壺殘漏數點滴(척저은호잔루수점적)
외방망이 은병에서 떨어지는 몇 방울 물이라면
雙杵荷塘急雨千珠傾(쌍저하당급우천주경)
쌍방망인 연꽃 방죽 소낙비에 천 개의 구슬 쏟는 듯해.
開門看天月如玉(개문간천월여옥)
문 열어 하늘 보면 달빛은 옥과 같고
竹影褵褷霜滿屋(죽영리사상만옥)
대나무 그림자 너울너울 지붕엔 서리 가득.
3-2 빨래 방망이 소리
何處難爲情(하처난위정)
어떤 때 맘 가누기 힘이 들던가
春晝洴澼聲(춘주병벽성)
봄 대낮에 솜옷 빠는 소리 들을 때.
春風吹雨過湖岸(춘풍취우과호안)
봄바람 비를 불어 호수 언덕 지나가니
碧甃水溢城雲晴(벽추수일성운청)
푸른 샘 물 넘치고 성엔 구름 개었네.
急杵聲多緩杵少(급저성다완저소)
급한 소리 더 많고 느린 소리 적으니
柔腸曲曲懷精誠(유장곡곡회정성)
여린 맘 굽이굽이 정성 가득 품었구나.
但願郞衣潔白如霜雪(단원랑의결백여상설)
낭군 옷이 서리처럼 희어지길 바랄 뿐
妾手妾足胼胝凍赤猶可悅(첩수첩족변지동적유가열)
손발에 굳은살 박이고 벌겋게 얼어도 아무렇지 않아요.
3-3 수레소리
何處難爲情(하처난위정)
어떤 때 맘 가누기 괴오웁던가
晴朝攬車聲(청조람거성)
갠 아침 수레 끄는 소리 들을 때.
茅檐日暖猫炙背(모첨일난묘자배)
띳집 처마 볕 따스해 고양이가 등을 쬐고
吉貝綿子堆前楹(길패면자퇴전영)
목화와 솜 앞 기둥에 바리바리 쌓여있네.
鸚言燕語連不絶(앵언연어연부절)
꾀꼬리 제비소리 쉴 새 없이 조잘대며
室家安樂謀共生(실가안락모공생)
온 식구 안락하게 함께 살길 꾀하누나.
吾家東牕正紅旭(오가동창정홍욱)
우리 집 동창에도 붉은 해가 비치면
穉女手調螺螄軸(치녀수조라사축)
어린 딸 나사 축을 손으로 돌리겠지
[출처] 한밤중에 잠깨어
한시로 읽는 다산의 유배일기
정약용 짓고 정민 풀어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