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三月二十三日雨삼월이십삼일우 -崔瀣(최해)

노년의 인생 2025. 4. 13. 23:23

三月二十三日雨삼월이십삼일우 -崔瀣(최해)

단비

 

去歲乖雨暘(거세괴우양)

작년에 청우가 어긋나

農家未插秧(농가미삽앙)

농가에서 모를 꽂지 못하여

萬民落饑坎(만민낙기감)

만민이 기아의 구렁에 떨어져

相視顔色涼(상시안색량)

서로 바라보는 안색이 처량하였네

今年春又旱(금년춘우한)

올해 봄엔 또 가물어

拱手愁愆陽(공수수건양)

손을 모으고 가뭄을 근심하는데

青泥井水涸(청니정수학)

우물 바닥은 물이 말라 푸른 진흙이 되고

赤血朝暾光(적혈조돈광)

아침 햇살은 붉은 피처럼 이글거리니

道路多餓殍(도로다아표)

길에는 아사한 시체가 많고

郊原阻農桑(교원조농상)

들에는 농사지을 일이 막혔네

我慵常晏起(아용상안기)

나는 게을러 늘 늦게 일어나지만

清曉臥草堂(청효와초당)

맑은 새벽 초당에 누웠다가

雨意作蕭蕭(우의작소소)

빗기운이 우수수 일어나고

薝語俄琅琅(첨어아낭랑)

얼마 있다가 추녀에서 뚝뚝 소리 나기에

推枕忽驚起(추침홀경기)

베개를 밀치고 문득 놀라 일어나

開窓喜欲狂(개창희욕광)

창을 열고 미칠 듯 기뻐하네

柳堤濕翠黛(류제습취대)

버들 언덕은 푸른 눈썹을 적시고

花塢凝紅粧(화오옹홍장)

꽃 둔덕은 붉은 단장을 차리니

物色沃更生(물색옥갱생)

풍경이 윤기를 띠고 되살아나서

一一吐芬芳(일일토분방)

일일이 짙은 향기를 토하네

迺知上帝心(내지상제심)

하느님의 마음을 이제야 알겠구나

終不負民望(종불부민망)

끝내 백성의 소망을 저버리지 않는

耒耜滿南畝(뇌사만남무)

쟁기와 보습이 남쪽 들에 가득하니

可計千斯倉(가계천사창)

모든 창고를 곧 계산할 수 있으리라

敢辭破屋傘(감사파옥산)

새는 집이지만 감히 우산을 사양하겠다

口腹吾已忘(구복오이망)

내 이미 구복 걱정을 잊었으니

[출처] 고려 한시 삼백 수 김인한 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