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대군의 10궁녀의 시
各賦烟詩 (小玉) 안개를 주제로 읊은시
和雨纖如織(화우섬여직) 가는 비 짜여져서 솜털 같고
隨風繞入門(수풍요입문) 바람 따라 문틈으로 휘감아 드네
依微深復淺(의미심복천) 때로는 짙었다가 때로는 엷으면서
不覺近黃昏(불각근황혼) 황온이 다가와도 아지 못하네.
飛空遙帶雨(비공요대우) 빈 하늘에 날아서 아득히 비를 휘감고
落地復爲雲(낙지부위운) 땅에 떨어져 다시 구름이 되는구나
近夕山光暗(근석산광암) 저녁이 가까우니 산 빛이 어둡고
幽思向楚君(유사향초군) 가만히 초나라 임금을 생각하노라.
부용(芙蓉)
幕花蜂失路(막화봉실로) 저녁연기 꽃을 싸니 벌나비 길을 잃고
籠竹鳥迷巢(롱죽조미소) 대숲에 덮히니 새들이 집 못 찾네
黃昏成小雨(황혼성소우) 황혼 되니 가는 비가 내리어서
窓外更蕭蕭(창외갱소소) 창 밖을 더더욱 쓸쓸케 하네.
비취(翡翠)
蔽月輕紈細(폐월경환세) 달을 덮으니 가는 비단결 같고
橫山翠帶長(횡산취대장) 산에 비꼈으니 푸른 띠가 펼친 듯
微風吹漸散(미풍취점산) 산들바람에도 불리어 흩어지며
猶濕小池塘(유습소지당) 작은 못가로 적셔 드는구나.
옥녀(玉女)
山下寒烟積(산하한연적) 산 밑에는 찬 연기 쌓이어
橫飛宮樹邊(횡비궁수변) 궁궐 숲가로 비껴 날아라
風吹自不定(풍취자부정) 바람에 불리어 스스로 배회하고
斜日滿蒼天(사일만창천) 비낀 해는 창천에 꽉찼네.
금련(金蓮)
山谷繁陰起(산곡번음기) 산골에선 연신 그림자 피어나고
池塘繡影流(지당수영류) 못에서는 수놓은 비단이 흐른다
飛蹤無處覓(비종무처멱) 날아서 이리저리 막힌 곳 없고
荷葉露珠留(하엽로주류) 연잎에는 구슬이슬 맺혀주누나.
은섬(銀蟾)
小杏新成眼(소행신성안) 어린 살구나무 새로 눈트고
孤篁獨保音(고황독보음) 외로운 대밭은 저 홀로 기운 돋구네
輕陰暫見重(경음잠견중) 가벼운 그림자가 잠깐 동안 무거워지고
日暮又黃昏(일모우황혼) 해 저무니 황혼으로 겹치네.
비경(飛瓊)
低向洞門暗(저향동문암) 땅바닥을 기어가니 동문이 어둡고
橫連高樹迷(횡연고수미) 옆으로 비끼어 높은 나무로 오르네
須臾急飛去(수유급비거) 잠시 바삐 날아가다가도
後岳與前溪(후악여전계) 뒷산에서 나와서 앞 시내로 흐르네.
자란(紫鸞)
遠望靑烟細(원망청연세) 멀리 바라보면 푸른 연기 가늘어
佳人罷織紈(가인파직환) 미인이 비단을 짜놓은 것 같구나
臨風獨惆悵(임풍독주창) 바람을 만나면 홀로 서글프니
飛去落巫山(비거락무산) 날아서 무산으로 떨어져 가네.
운영(雲英)
短壑淸陰裡(단학청음리) 잛은 골짜기 맑은 그림자에 숨었다가
長堤流水中(장제류수중) 긴 방죽 흐르는 물속에 잠기네
能令人世上(능령인세상) 능히 세상 사람으로 하여금
급작취주궁(급작취주궁) 갑자기 푸른 구슬 궁전을 만드누나
보련(寶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