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赴成都草堂途中有作先寄嚴鄭公 五首 (杜甫) 성도 초당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를 지어 먼저 엄 정공께 부치다
[一首]
得歸茅屋赴成都(득귀모옥부성도) 초당에 돌아갈 수 있어 성도로 가나니
直爲文翁再剖符(직위문옹재부부) 오직 문옹께서 다시 부절을 받았음이라.
但使閭閻還揖讓(단사여염환음양) 다만 백성들로 또 겸양하게 하실 것이니
敢論松竹久荒蕪(감론송죽구황무) 굳이 송죽이 오래도록 황무하다 따지겠는가.
魚知丙穴由來美(어지병혈유래미) 병혈에서는 예로부터 맛종은 물고기 나오고
酒憶郫筒不用酤(주억비통불용고) 비통주는 구태어 살 필요가 없다네.
五馬舊曾諳小徑(오마구증암소경) 오마는 일찍이 초당 가는 작은 길 익숙하였거니
幾回書札待潛夫(기회서찰대잠부) 편지 보내 숨어사는 나를 기다리심이 또 몇 번이시런가.
[二首]
處處淸江帶白蘋(처처청강대백빈) 맑은 강 처처에 흰 마름이 둘러 있으니
故園猶得見殘春(고원유득견잔춘) 옛 전원에서 그래도 남은 봄을 볼 수 있으리.
雪山斥候無兵馬(설산척후무병마) 설산은 적정을 살펴보아도 병마가 없으리니
錦里逢迎有主人(금리봉영유주인) 금리에서 손을 맞이함에 주인이 있게 되리라.
休怪兒童延俗客(휴괴아동연속객) 아이들이 속객을 맞아들여도 탓하지 말 것이며
不敎鵝鴨惱比鄰(불교아압뇌비린) 거위 오리가 이웃을 괴롭히지 않게 하려네.
習池未覺風流盡(습지미각풍류진) 습지의 풍류는 끝날 줄 모르거니
況復荊州賞更新(황복형주상갱신) 하물며 형주께서 새로 구경 오심에 있어서랴.
[三首]
竹寒沙碧浣花溪(죽한사벽완화계) 대나무 서늘하고 모래 푸른 완화계
橘刺藤梢咫尺迷(귤자등초지척미) 귤나무 가시와 등라 가지에 지척에서 길을 잃네.
過客徑須愁出入(과객경수수출입) 지나는 손은 곧 모름지기 출입을 걱정할 것이요
居人不自解東西(거인불자해동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스스로 동서를 분별하지 못하리라.
書籤藥裹封蛛網(서첨약과봉주망) 서첨과 약봉지는 거미줄로 봉해졌느니
野店山橋送馬蹄(야점산교송마제) 들 주점과 산 다리가 말굽을 전송하였으리.
肯藉荒庭春草色(긍자황정춘초색) 거친 뜨락 봄풀 위에 기꺼이 앉으시겠다면
先𢬵一飮醉如泥(선판일음취여니) 우선 만사 제쳐두고 한번 취하도록 마시려네.
[四首]
常苦沙崩損藥欄(상고사붕손약란) 모래 무너져 약초밭 울타리가 망가질까 항상 고심했느니
也從江檻落風湍(야종강함락풍단) 또 강정의 난간으로 풍랑을 잠재웠었지.
新松恨不高千尺(신송한불고천척) 새로 심은 소나무 높이가 천 길이 못됨이 한스럽나니
惡竹應須斬萬竿(악죽응수참만간) 몹쓸 대나무 응당 만 줄기를 잘라내야 하리라.
生理秪憑黃閣老(생리지빙황각로) 살아가는 일은 오직 황각로에게 의지할 뿐이요
衰顔欲付紫金丹(쇠안욕부자금단) 늙은 얼굴은 자금단에 부치고자 하네.
三年奔走空皮骨(삼년분주공피골) 삼년을 도망하듯 다님에 그저 가죽과 뼈만 남았으니
信有人間行路難(신유인간행로난) 한 세상 인생길의 험난함이여!
[五首]
錦官城西生事微(금관성서생사미) 금관성 서쪽 사는 일 자질구레해도
烏皮几在還思歸(오피궤재환사귀) 검은 가죽 안석이 있어 또한 돌아가려 하노라.
昔去爲憂亂兵入(석거위우란병입) 옛날 떠난 것은 난병이 진입할까 염려한 때문인데
今來已恐鄰人非(금래이공린인비) 이제 돌아오매 이웃이 바뀌었을까 벌써 두렵네.
側身天地更懷古(측신천지갱회고) 천지간에 몸을 기울여 더욱 옛날을 그리워하고
回首風塵甘息機(회수풍진감식기) 풍진 세상 돌아보며 기꺼이 기심을 그치노라.
共說總戎雲鳥陣(공설총융운조진) 모두들 말하길 총융은 운조의 진영에서는
不妨遊子芰荷衣(불방유자기하의) 나그네 풀잎 옷 입어도 무방하다 하네.
※ 광덕 2년 2월에 지었다.
엄정공은 엄무를 가리킨다.
엄무는 광덕 원년에 정국공에 봉해졌다.
이 시기에 엄무는 검남절도사가 되어 성도에 이미
도착하였으며 아직 낭주에 있는 두보에게 몇 차례
편지를 보내어 성도로 돌아올 것을 청하였으므로
두보가 감사의 뜻으로 이 시를 지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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