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草書歌行(李白) 초서의 노래

노년의 인생 2024. 5. 10. 15:32

草書歌行(李白) 초서의 노래

 

少年上人號懷素(소년상인호회소)

젊은 스님 법명을 회소라고 하는데,

 

草書天下稱獨步(초서천하칭독보)

초서 쓴느 솜씨가 천하에서 독보적이라 하네.

 

墨池飛出北溟魚(묵지비출북명어)

먹물이 이룬 못에서는 북해의 큰 고기도 튀어나올 정도이고,

 

筆鋒殺盡中山兎(필봉살진중산토)

붓털 하도 닳아서 중산의 토끼를 많이도 죽었다지.

 

八月九月天氣涼(팔월구월천기량)

8, 9월 달 날씨 서늘한 날에,

 

酒徒詞客滿高堂(주도사객만고당)

술꾼과 문인들 큰 집 대청에 가득 찼네.

 

牋麻素絹排數廂(전마소견배수상)

삼베 종이 흰 비단 방마다 펼쳐있고,

 

宣州石硯墨色光(선주석연묵색광)

선주의 돌벼루에는 먹물 가득 갈려있네.

 

吾師醉後倚繩牀(오사취후의승상)

우리 스님 술에 취해 의자에 기대 앉아,

 

須臾掃盡數千張(수유소진수천장)

잠깐 사이에 수 천 장 써버리네.

 

飄風驟雨驚颯颯(표풍취우경삽삽)

휘오리바람 일며 소나기 내리듯 놀라게 하고,

 

落花飛雪何茫茫(낙화비설하망망)

꽃 지고 눈 날리듯 아득하여라.

 

起來向壁不停手(기래향벽부정수)

일어나서 벽을 향해 손 멈추지 않고 써내니,

 

一行數字大如斗(일행수자대여두)

한 줄에 네댓 자요 글자 크기가 한 말 정도이네.

 

怳怳如聞神鬼驚(황황여문신귀경)

정신 아찔한 사이 귀신도 놀라는 소리 들리는 듯하고,

 

時時只見蛟龍走(시시지견교룡주)

때때로 오직 교룡이 달리는 것이 보이는 듯하네.

 

左盤右蹙如飛電(좌반우축여비전)

왼편으로 구부리고 오른편으로 끌어당기고 하는 것이 번개치는 듯하고,

 

狀同楚漢相攻戰(상동초한상공전)

모양이 마치 초나라와 한나라가 서로 공격하며 전쟁하는 듯하네.

 

湖南七郡凡幾家(호남칠군범기가)

호남의 일곱 군에는 거의 모든 집에,

 

家家屛障書題遍(가가병장서제편)

집집마다 그분 글씨 담긴 병풍이나 액자가 두루 퍼져 있다네.

 

王逸少張伯英(왕일소장백영)

왕희지와 장지 같은 사람들은,

 

古來幾許浪得名(고래기허낭득명)

옛 부터 부질없이 명성을 얻었는가?

 

張顚老死不足數(장전노사부족수)

장욱은 늙어 죽었으니 따질 것도 없고,

 

我師此義不師古(아사차의불사고)

우리 스님의 이러한 서법은 옛분을 스승 삼은 것도 아니라네.

 

古來萬事貴天生(고래만사귀천생)

예로부터 귀한 것은 하늘이 낸다 하였는데,

 

何必要公孫大娘渾脫舞(하필요공손대낭혼탈무)

어찌 반드시 공손대낭의 혼탈무가 있어야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