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題江外草堂(杜甫) 강 밖 초당에 부쳐서 쓰다
我生性放誕(아생성방탄) 내 평생 성품이 방탄하여
雅欲逃自然(아욕도자연) 늘상 자연으로 달아나고자 하였고.
嗜酒愛風竹(기주애풍죽) 술 즐겨 마시고 바람 부는 대나무를 사랑하여
卜居必林泉(복거필림천) 집을 정할 때면 반드시 임천이었다.
遭亂到蜀江(조난도촉강) 난리를 만나 촉의 강에 와서는
臥痾遣所便(와아견소편) 병들어 누우니 편한 곳에서 마음을 풀려하여.
誅茅初一畝(주모초일무) 풀을 베어 처음에는 한 무였는데
廣地方連延(광지방연연) 땅 넓혀가는 일이 바야흐로 이어졌다.
經營上元始(경영상원시) 경영한 것이 상원 처음이더니.
斷手寶應年(단수보응년) 손을 멈춘 것이 보응 연간.
敢謀土木麗(감모토목려) 감히 집이 아름답기를 꾀하랴만
自覺面勢堅(자각면세견) 스스로 형세가 튼실함을 알았다.
亭臺隨高下(정대수고하) 정자와 대는 땅의 높낮이를 따르고
敞豁當淸川(창활당청천) 훤하여 맑은 내를 마주하였으며
惟有會心侶(유유회심려) 마음에 맞는 짝이 있어
數能同釣船(삭능동조선) 자주 낚싯배를 함께 할 수 있었다.
干戈未偃息(간과미언식) 전쟁이 아직 그치지 않으니 아직 편안히 지 못하고
安得酣歌眠(안득감가면) 어찌 흥겹게 노래하다 잠들 수 있겠는가
蛟龍無定窟(교룡무정굴) 교룡은 일정한 굴이 없고
黃鵠摩蒼天(황곡마창천) 누런 고니는 푸른 하늘을 스쳐 나니.
古來賢達士(고래현달사) 옛날부터 현달한 선비가
寧受外物牽(녕수외물견) 어찌 외물에 얽매이겠는가?
顧惟魯鈍姿(고유로둔자) 돌이켜 보면 노둔한 자질이라
豈識悔吝先(기식회린선) 어찌 재앙의 징조를 알아보았으리?
偶攜老妻去(우휴로처거) 우연히 늙은 처를 데리고
慘澹凌風煙(참담릉풀연) 슬프게도 풍연 속에 들어갔다만
事跡無固必(사적무고필) 자취란 고집하고 기필할 게 없으니
幽貞貴雙全(유정귀쌍전) 조용하고 바름 이 둘을 온전히 함을 귀히 여기는 법.
尙念四小松(상념사소송) 오히려 네 그루 어린 소나무가
蔓草易拘纏(만초이구전) 만연하는 풀에 쉬이 얽혀서
霜骨不堪長(상골불감장) 상골이 자라기 어려워
永爲鄰里憐(영위린리련) 길이 이웃 사람들이 가련히 여길까 염려된다네.
※광덕 원년 재주에서 초당을 생각하며 지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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