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新豊折臂翁(白居易) 신풍의 팔을 분지른 노인장

노년의 인생 2024. 8. 13. 12:44

新豊折臂翁(白居易) 신풍의 팔을 분지른 노인장

 

新豐老翁八十八(신풍노옹팔십팔) 신풍의 노인장 나이 여든 여덟인데,

頭鬢眉鬚皆似雪(두빈미수개사설) 머리며 눈썹 수염 모두 눈처럼 희네.

玄孫扶向店前行(현손부향점전행) 고손자 부축 받으면서 가게 앞을 지나는데,

左臂憑肩右臂折(좌비빙견우비절) 왼팔은 어깨에 매달려 있지만 오른 팔은 없네.

問翁臂折來幾年(문옹비절래기년) 노인에게 팔 부러진 지 몇 년이나 되었냐고 물었고,

兼問致折何因緣(겸문치절하인연) 무엇 때문에 분질렀는지 연이어 물어 보았네.

翁云貫屬新豐縣(옹운관속신풍현) 노인장 말하기를 내 고향은 신풍현이고,

生逢聖代無征戰(생봉성대무정전) 태어났을 때는 성왕의 시대라 전쟁이란 없었소.

慣聽梨園歌管聲(관청리원가관성) 예인들의 노래와 악기 연주 듣는 일에 익숙하였고,

不識旗槍與弓箭(불식기창여궁전) 깃발과 창이나 활과 화살은 알지도 못했지요.

無何天寶大徵兵(무하천보대징병) 얼마 뒤 천보 연간이 되자 크게 징병을 하는데,

戶有三丁點一丁(호유삼정점일정) 한 집에 세 장정 있으면 한 사람은 잡아갔지요.

點得驅將何處去(점득구장하처거) 잡아가지고 어디로 몰고 갔는지 아세요?

五月萬里雲南行(오월만리운남행) 5월에 만 리 먼 운남으로 보낸다네.

聞道雲南有瀘水(문도운남유로수) 듣건대 운남에는 노수란 강이 있는데,

椒花落時瘴煙起(초화락시장연기) 산초 꽃이 떨어질 때면 장기(瘴氣)가 생겨나.

大軍徒涉水如湯(대군도섭수여탕) 대군이 걸어서 건너갈 때 물은 끓는 물 같아서,

未過十人二三死(미과십인이삼사) 다 건너기도 전에 열에 두 세 사람은 죽는다오.

村南村北哭聲哀(촌남촌북곡성애) 마을 남쪽 마을 북쪽에 곡하는 소리 슬프기만 한데,

兒別爺娘夫別妻(어뵬야양부별처)아들이 부모와 작별하고 남편이 처와 작별하는 거라오.

皆云前後征蠻者(개운전후정만자)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랑캐 땅으로 싸우러가는 것인데,

千萬人行無一廻(천만인행무일회) 천만 명이 갔지만 돌아온 사람 하나 없다네.

是時翁年二十四(시시옹년이심사) 그때 늙은이 나이 스물네 살이었는데,

兵部牒中有名字(병부첩중유명자) 병부첩에 이름이 있었다오.

夜深不敢使人知(야심불감사인지) 한밤중에 감히 누구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偷將大石鎚折臂(투장대석추절비) 몰래 큰 돌로 내 팔을 쳐서 분질렀지요.

張弓簸旗俱不堪(장궁파기구불감) 활 당기고 깃발 드는 일 모두 할 수 없게 되자,

從茲始免征雲南(종자시면정운남) 그제야 운남 원정을 면하게 되었다오.

骨碎筋傷非不苦(골쇄근상비불고) 뼈가 부서지고 근육 상한 게 어찌 고통스럽지 않겠소만,

且圖揀退歸鄉土(차도간퇴귀향토) 그래도 징집에 퇴짜 맞고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臂折來來六十年(비절래래육십년) 팔을 분질러버린지 어느덧 육십년인데,

一肢雖廢一身全(일지수폐일신전) 팔 하나 없어졌지만 한 몸은 온전하다오.

至今風雨陰寒夜(지금풍우음한야) 지금도 비바람 부는 으스스한 추운 밤이면,

直到天明痛不眠(직도천면통불면) 곧장 날이 새도록 아파서 잠 못 이루기도 한다오.

痛不眠終不悔(통불면 종불회) 아파서 잠 못 이뤄도 끝내 후회하지는 않는 것은,

且喜老身今獨在(차희노신금독재) 또한 늙은 몸 지금까지 혼자 살아남은 게 기뻐하기 때문이오.

不然當時瀘水頭(불연당시로수두) 그러지 않았다면 그때 노수 가에서,

身死魂孤骨不收(신사혼고골불수) 몸은 죽고 외로운 혼 되어 뼈는 거두어 주는 이도 없어,

應作雲南望鄉鬼(응작운남망향귀) 틀림없이 운남에서 고향을 그리는 귀신이 되어,

萬人塚上哭呦呦(만인총상곡유유) 만인총(萬人塚) 위에서 엉엉 곡하고 있었을 것이오.

老人言君聽取(노인언군청취) 노인장 말을 그대들 잘 들었겠지?

君不聞(군불문)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開元宰相宋開府(개원재상주개부) 개원 연간의 재상 솔개부는,

不賞邊功防黷武(불상변공방독무) 전쟁의 공로에 상주지 않음으로서 무력의 남용 막았음을?

又不聞(우불문) 또 듣지 못했는가,

天寶宰相楊國忠(천보재상양국충) 천보 연간의 재상 양국충(楊國忠)은,

欲求恩幸立邊功(욕구은행립변공) 황제의 은총 추구하려고 전쟁의 공로 세우려다가,

邊功未立生人怨(변공미립생인원) 전쟁의 공로 세우기 전에 사람들의 원한을 샀던 얘기를?

請問新豐折臂翁(청문신풍절비옹) 신풍의 팔 없는 노인에게 물어보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