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重賦(白居易) 무거운 부세

노년의 인생 2024. 8. 14. 09:53

重賦(白居易) 무거운 부세

 

厚地植桑麻(후지식상마) 비옥한 땅에 뽕나무와 삼을 심는 것은,

所要濟生民(소요제생민) 백성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네.

生民理布帛(생민리포백) 백성들이 삼베와 비단을 짜는 것은,

所求活一身(소구활일신) 자기 한 몸을 살아가기 위해서이네.

身外充征賦(신외충정부) 자기 몸 이외의 부세를 마련해야 하고,

上以奉君親(상이봉군친) 위로는 임금과 부모를 봉양해야 하네.

國家定兩稅(국가정량세) 나라에서는 두 번 부세를 내도록 했는데,

本意在愛人(본의재애인) 본뜻은 사람들을 아껴주려는데 있었네.

厥初防其淫(궐초방기음) 처음에는 지나치게 거두는 것을 막기 위하여,

明敕內外臣(명칙내외신) 중앙과 지방 관리들에게 명백히 지시하였네.

稅外加一物(세외가일물) 세금 외에 하나라도 더 거둔다면,

皆以枉法論(개이왕법론) 모두 위법으로 논죄한다고 했다네.

奈何歲月久(내하세월구) 어찌하여 세월이 오래되니,

貪吏得因循(탐리득인순) 탐욕스런 관리들은 악습을 답습하고 있네.

浚我以求寵(준아이구총) 우리 백성들 착취하여 윗사람에게 아부하려고,

斂索無冬春(렴색무동춘) 세금 거둠에 봄도 겨울도 없다네.

織絹未成疋(직견미성필) 비단을 한 필 짜기도 전에,

繅絲未盈斤(소사미영근) 고치실 한 근 뽑기도 전에,

里胥迫我納(리서박아납) 이장이 찾아와 우리에게 세금 내라 독촉하고,

不許暫逡巡(부허잠준순) 잠시도 지체함을 허락하지 않네.

歲暮天地閉(세모천지폐) 한 해가 저물고 천지가 얼어붙자,

陰風生破村(음풍생파촌) 음산한 바람이 황폐한 고을에 불어오네.

夜深烟火盡(야심연화진) 깊은 밤에도 불빛과 연기도 보이지 않고,

霰雪白紛紛(산설백분분) 싸락눈만 하얗게 날리는데,

幼者形不蔽(유자형부폐) 어린 것은 몸 하나 가리지 못하고,

老者體無溫(로자체무온) 늙은이는 몸에 온기조차 없네.

悲喘與寒氣(비천여한기) 슬픈 한숨과 찬 기운이,

幷入鼻中辛(병입비중신) 한꺼번에 콧속으로 들어가 쓰라리네.

昨日輸殘稅(작일수잔세) 어제 나머지 세금 바치러 갔다가,

因窺官庫門(인규관고문) 우연히 관청의 창고 문 들려다 보니,

繒帛如山積(증백여산적) 비단이 산처럼 쌓여 있고,

絲絮似雲屯(사서사운둔) 명주실과 고치솜은 구름처럼 모아져 있었네.

號爲羨餘物(호위선여물) 정액 넘게 거두어진 물건이라 하며,

隨月獻至尊(수월헌지존) 달마다 그것을 임금님께 바친다네.

奪我身上煖(탈아신상난) 우리 백성들 몸 덥혀줄 것 빼앗아서,

買爾眼前恩(매이안전은) 너희들은 눈앞의 윗분 은총을 샀었구나.

進入瓊林庫(진입경림고) 진상되어 궁전의 창고로 들어가면,

歲久化爲塵(세구화위진) 여러 해 뒤에 먼지가 되고 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