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독귀거래사(讀歸去來辭)」고려(高麗) 이색(李穡, 1328~1396)

노년의 인생 2024. 8. 31. 10:41

「독귀거래사(讀歸去來辭)」

고려(高麗) 이색(李穡, 1328~1396)

 

❖-해제

이색이 조선 개국 후에 은거하면서 지은 시이다.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마지막 연을 그대로 끌어다 시의 첫 구로 쓰고 있음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의 뜻을 계승하고자 하는 상징적 표현으로 이해된다.

마지막 구절에서 ‘문 닫고 그저「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읽는다’라고 하여

첫 구절에서 밝힌 ‘저 천명을 즐기니 다시 무엇을 의심 하리오’ 라는

달관을 배우고자 하는 노년의 지향을 밝히고 있다.

시구 중에 ‘산하개(山河改)’로 왕조 교체를 의미하고 ‘문항요료(門巷寥寥)’로

망국지민(亡國之民)으로서의 고독한 신세를 의미하고,

‘일월지(日月遲)’로 자신의 노년을 의미하고 있다.

 

❖- 역주

樂夫天命復奚疑, ‘저 천명을 즐김에 다시 무엇을 의심 하리오’라는 구절은,

此老悠然歸去時. 이 노인이 느긋하게 돌아갈 때 했던 말이지.

一點何曾恨枯槁, 조금이라도 어찌 고단한 삶을 한탄한 적 있었는가,

我今三嘆杜陵詩. 나는 지금 두보의 시를 거듭 탄식한다.

乾坤蕩蕩山河改, 천지는 드넓은데 산하는 바뀌어,

門巷寥寥日月遲. 문 앞과 골목을 쓸쓸하고 세월은 갔구나.

長嘯白頭吾已矣, 흰머리 되어 길게 읊조리니 나도 이젠 끝이련가,

閉門空讀去來辭. 문 닫고 그저 「귀거래혜사」를 읽는다.

출처: 도연명 산문집 김창환 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