采 微 歌
(캘 채, 작을 미, 노래 가)
고사리를 캐는 노래.
백이숙제가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는 노래.
백이(伯夷)와 숙제(叔濟)는 은(殷) 나라의 속국인
고죽국(孤竹國) 군주의 아들들이었다.
두 형제는 주나라의 문왕이 노인들을 소중히 여긴다는 평판을
듣고 찾아갔으나, 문왕은 이미 죽고 무왕(武王)이 천자국인
은나라 주왕(紂王)을 징벌하기 위해 출진(出陳)하려는 참이었다.
백이와 숙제는 그의 말고삐를 잡고 간했다
.
"아버지의 장례도 지내기 전에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효도라고
할 수 있습니까? 신하의 몸으로 주군(主君)을 죽이는 것이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무왕의 측근자가 두 사람을 죽이려 하자 태공망(太公望)이
,
"이야말로 의인(義人)들이다." 하고 소리치며 무왕의
측근자들을 쫓아 버렸다.
하지만 끝내 주나라는 은나라를 치고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형제는 수양산(首陽山)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으며 목숨을
유지하다 그 고사리 또한 주나라 땅에서 난 것이라 하여 먹지
않고 굶어죽었다. 굶어죽게 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저 서산에 올라가
고사리를 캐네.
무왕은 포악한 방법으로 주왕의 포악함에
대신하였건만 슬프다,
그 잘못을 알지 못하네.
신농(神農), 우순(虞舜), 하우(夏禹)의 도가
홀연 사라졌으니 내 어디로 가서 몸을 의지할 것인가.
아, 이대로 죽을 수밖에 없구나.
이 노래로 볼 때 백이와 숙제는 이 세상 되어가는 것을
원망하였다고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인가?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하늘의 도는 공평무사하여 친하고 소원함이 없이
항상 선인의 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