暴 虎 憑 河
(맨손으로칠 포, 범 호, 도섭할 빙, 물 하)
맨손으로 범을 잡고 걸어서 강을 건넌다.
만용을 믿고 되는대로 행동함.
공자가 생각하는 군자는 마음에 어떤 집착도 갖고 있지 않다.
자기를 알아주는 자에게 등용되면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고,
등용되지 못하면 자신의 자취를 감출 뿐이다.
공자는 이처럼 집착됨이 없이 무심히 살 수 있는 사람은 자신과
안연(顔淵)뿐이라고 생각하였다. 하루는 안연에게 말했다.
"권력 있는 자가 써 주면 행하고, 써 주지 않으면 마음속에 감추
는 일은 오직 나와 너만이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구나."
자로(子路)는 자신을 제쳐두고 훨씬 후배인 안연을 인정하는
스승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자신도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에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은 삼군(三軍)을 통솔한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이에 공자는 자로의 기대와는 달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맨손으로 범을 잡으려 하고 맨몸으로 황하를 건너려다가
죽어도 후회함이 없는 자와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니,
반드시 일에 임하여 두려워하고 계책 세우기를 좋아하여
성공하는 자와 함께 할 것이다."
이렇듯 공자는 모든 일을 용기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용기 이전에 신중한 검토와 그에 대한 대책이 앞서야
한다는 것을 자로에게 타일렀다.
그러나 자로는 결국 그 '포효빙하'하는 성질을 이기지 못하여
뒷날 난(亂)에 휩쓸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