蒲 柳 之 姿
(부들 포, 버들 류, 어조사 지, 맵시 자)
강 버들의 맵시.
몸이 허약함
동진(洞晉)의 고열지는 간문제(簡文帝)와 동갑이었으나,
머리가 하얗게 세었으므로 간문제가 물었다.
"경의 머리는 왜 그렇게 하얗게 세었소?"
"포류(蒲柳)의 모습을 한 자는 가을을 앞에 두고 잎이
떨어지오나, 송백지질은 서리를 겪고도 더욱 잎이
무성한 법입니다(蒲柳之姿 望秋而落 松柏之質 經霜彌茂)."
"저는 몸이 허약해서 폐하의 건강하심을 따를 수 없습니다."라는
뜻의 말로 <논어> 자한편(子罕篇)의 "날씨가 추워진 다음에야
비로소 송백(松柏)이 다른 잎과 달리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는 말을 인용하여 황제의 건강한
모습에 비유하고, 자기는 갯버들과도 같기에 먼저 진다고
하였으니 군신의 예절까지 갖춘 멋진 비유임에 틀림없다.
고열지의 몸은 허약해서 일찍부터 머리가 세었는지 모르지만
마음은 송백같이 곧아 권세에 아부하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그의 벼슬은 그의 능력에 비해 낮은 상서우승(尙書右丞)에
그치고 말았다.
그는 문인화(文人畵)의 시조로 유명한
고개지(顧愷之)의 아버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