峽口 (杜甫) 구당협 어귀
時淸關失陜(시청관실협) 시절 맑은 적에는 관문이 요새로서의 중요성 잃어버렸는데
世亂戟如林(세란극여림) 세상 어지러워지고서는 창이 숲을 이루었지.
去矣英雄事(거의영웅사) 가버렸구나 영웅 광무제의 일은!
荒哉割據心(황재할거심) 황당하여라 천하를 할거하려 한 공손술의 야심이여!
蘆花留客晩(로화류객만) 갈대꽃은 나그네를 해 저물도록 머물게 하고
楓樹坐猿深(풍수좌원심) 단풍나무 숲엔 원숭이가 깊이 앉아 울고 있는데.
疲苶煩親故(피날번친고) 피로하여 나른한 이 몸 친한 이와 옛벗을 번거롭게 하여
諸侯數賜金(제후수사금) 백도독께서 자주도 돈을 내려주셨지.
※이 시는 766년 가을에 기주에서 지어졌다.
‘협구’는 삼협의 하나인 구당협 어귀를 가리킨다.
세상이 어지러워지게 된 것이 옛일을 거울삼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임을 은연중에 부각시키고 떠돌이로 살고 있는
자신의 딱한 처지를 노래한 시이다.
제목 아래에 ‘(주인)백중승께서 자주 월봉에서
돈을 떼어주셨다’라는 주가 있다.
2수의 연작시 가운데 제2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