謁文公上方 (杜甫) 문공의 절을 예방하다
野寺隱喬木(야사은교목) 들 절은 높은 나무에 숨어 있고
山僧高下居(산승고하거) 산승은 높고 낮은 곳에 살고 있네.
石門日色異(석문일색이) 석문은 햇빛이 다르고
絳氣橫扶疎(강기횡부소) 붉은 기운이 나뭇가지에 비껴있네.
窈窕入風磴(요조입풍등) 깊숙이 바람 이는 돌길로 들어가니
長蘿紛卷舒(장라분권서) 긴 여라 넝쿨이 말렸다 펼쳤다 어지럽네.
庭前猛虎臥(정전맹호와) 뜰 앞 맹호가 누워있는 곳
遂得文公廬(수득문공려) 마침내 문공의 처소에 이르렀네.
俯視萬家邑(부시만가읍) 만가의 고을이 내려다보이고
煙塵對階除(연진대계제) 연기와 먼지는 섬돌을 마주하고 있는데.
吾師雨花外(오사우화외) 법사께서는 꽃비를 내리는 일 외에는
不下十年餘(불하십년여) 십여 년 세월 산을 내려가지 않으셨다네.
長者自布金(장자자포금) 장자가 스스로 금을 깔아도
禪龕只宴如(선감지연여) 불당에서 그저 편안하실 뿐.
大珠脫玷翳(대주탈점예) 티를 벗은 큰 구슬이요
白月當空虛(백월당공허) 허공에 걸린 밝은 달이로다.
甫也南北人(보야남북인) 나는 남북으로 떠도는 사람
蕪蔓少耘鋤(무만소운서) 마음의 거친 풀을 김매지 못하여.
久遭詩酒汚(구조시주오) 오랫동안 시와 술로 더럽혀진 몸
何事忝簪裾(하사첨잠거) 무슨 일로 벼슬자리를 더럽혔을까?.
王侯與螻蟻(왕후여루의) 왕이나 제후 땅강아지나 개미
同盡隨丘墟(동진수구허) 모두 죽어 산언덕을 좇을 것이라.
願聞第一義(원문제일의) 원하옵기는 제일의를 듣고
廻向心地初(회향심지초) 돌이켜 초심을 향하고 싶어라.
金篦刮眼膜(금비괄안막) 금비로 눈꺼풀을 긁어냄은
價重百車渠(가중백거거) 일백 거거보다 귀중한 일.
無生有汲引(무생유급인) 무생의 불법은 삶을 인도함이 있나니
茲理儻吹噓(자리당취허) 아마도 이 이치를 자랑하여야 하리.
※ 이 시는 보응 원년 사홍현에서 지은 것이다.
‘문공’은 승려로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상방’은 절의 뜻이다.
문공이란 승려가 있는 절을 찾아가 그의 불덕을 찬미하고
불문에 귀의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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