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南池(杜甫) 남지

노년의 인생 2024. 3. 30. 09:27

南池(杜甫) 남지

 

崢嶸巴閬間(쟁영파랑간) 산이 높은 파주와 낭주 사이는

所向盡山谷(소향진산곡) 향하는 곳마다 모두 산골짜기.

安知有蒼池(안지유창지) 어찌 알았으랴? 푸른 못 있어

萬頃浸坤軸(만경침곤축) 만경 넓이로 지축을 적실 줄을.

 

呀然閬城南(하연랑성남) 쩍 벌어진 낭성 남쪽

枕帶巴江腹(침대파강복) 파강 줄기를 베고 두르니.

菱荷入異縣(릉하입이현) 마름과 연이 다른 고을에 들어가고

秔稻共比屋(갱도공비옥) 메벼가 늘어선 집들에 공급되네.

 

皇天不無意(황천불무의) 하늘의 뜻 없지 않아

美利戒止足(리리계지족) 아름다운 이익에 멈추고 만족하란 경계라네.

高田失西成(고전실서성) 높은 밭에서 가을걷이 못했어도

此物頗豐熟(차물파풍숙) 여기 물산은 자못 풍년이 들었고.

 

淸源多衆魚(청원다중어) 맑은 샘물에는 물고기 많고

遠岸富喬木(원안부교목) 멀리 못둑엔 키 큰 나무 넉넉하네.

獨嘆楓香林(독탄풍향림) 유독 감탄하는 것은 풍향나무 수풀이

春時好顔色(춘시호안색) 봄 시절에 빛이 고운 것이라네.

 

南有漢王祠(남유한왕사) 남쪽에 한왕의 사묘가 있어

終朝走巫祝(종조주무축) 종일토록 무당들이 분주히 다니며.

歌舞散靈衣(가무산령의) 노래하고 춤추면서 영의를 펼치니

荒哉舊風俗(황재구풍속) 황음도 하다! 예로부터의 풍속이여.

 

高皇亦明主(고황역명주) 고황제는 역시 밝으신 임금이니

魂魄猶正直(혼백유정직) 혼백은 여전히 정직하실 터.

不應空陂上(불응공피상) 응당 빈 못가에서

縹緲親酒肉(표묘친주육) 어렴풋이 나타나 주육을 가까이하지 않으시리.

 

淫祀自古昔(음사자고석) 황음한 제사는 예로부터의 일이니

非惟一川瀆(비유일천독) 오직 하나의 하천만이 아니리라.

干戈浩茫茫(간과호망망) 전쟁이 넓고 멀리 퍼져있어

地僻傷極目(지벽상극목) 땅이 외진 곳에서도 바라보는 것마다 슬퍼지네.

 

平生江海興(평생강해흥) 평생 강해로 떠나고픈 흥취가 있지만

遭亂身局促(조란신국촉) 난을 만나서 몸이 움츠리고 있어.

駐馬問漁舟(주마문어주) 말을 멈추고 고깃배나 물으면서

躊躇慰羈束(주저위기속) 느긋이 얽매어 있는 신세를 위로하네.

 

※ 광덕 2던 봄 낭주에서 지은 작품이다.

남지 지형에 대한 묘사를 시작으로 그 물에 힘입어

메벼를 수확한 일 물고기의 풍성함 못 둑의 풍향나무를

비롯한 수목의 아름다움 못 남쪽에 위치한 한왕사와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무당들의 황음한 무술행위에 대한

개탄과 충고 난리 중에 외진 곳에서 발이 묶인

상황에서 그곳 고깃배들을 찾아보며 애써 정신적

위안을 찾고자 하는 심경 등이 차례로 기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