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柟木爲風雨所拔歎(杜甫) 남목이 비바람에 뽑힌 것을 탄식함

노년의 인생 2024. 6. 16. 13:08

柟木爲風雨所拔歎(杜甫) 남목이 비바람에 뽑힌 것을 탄식함

 

倚江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 초당 앞 강가에 남목이 서 있는데,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 노인들이 2백 년 묵었다 하였네.

誅茅卜居總為此(주모복거총위차) 띠풀을 베고 거처를 정한 것은 모두 이 나무 때문이었고,

五月彷彿聞寒蟬(오월방불문한선) 5월에도 흡사 가을철 매미소리 들릴 때처럼 시원했네.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 동남쪽에서 땅을 움직이는 듯한 회오리바람이 불어오더니,

江翻石走流雲氣(강번석주유운기) 강물을 뒤엎고 돌을 굴리며 구름을 몰아오는 태풍으로 변했네.

幹排雷雨猶力爭(간배뇌우유력쟁) 남목 줄기는 벼락과 비를 피하며 힘껏 다투는 듯하였는데,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 뿌리가 샘이 원천에서 끊기었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었겠는가?

滄波老樹性所愛(창파로수성소애) 푸른 물결과 늙은 나무는 성질상 서로 사랑하여,

浦上童童一青蓋(포상동동일청개) 물가에 푸른 수레 포장처럼 덩그러니 서 있었네.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류구설상) 시골 사람들도 눈과 서리를 피하여 자주 그 아래 머물렀고,

行人不過聽竽籟(행인불과청우뢰) 나그네는 지나가지 않고 피리소리 같은 나무의 바람소리를 들었네.

虎倒龍顛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 호랑이가 넘어지고 용이 엎어진 듯이 잡목 덩굴 속에 넘어져 있으니,

淚痕血點垂胸臆(누흔혈점수흉억) 피눈물 자국이 가슴 위에 떨어져 있네.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 내가 새로 시를 짓는다 해도 앞으로 어디서 읊어야 하나?

草堂自此無顏色(초당자차무안색) 내 초당도 이제는 볼품없이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