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桃源圖(韓愈) 도원 그림

노년의 인생 2024. 7. 30. 15:29

桃源圖(韓愈) 도원 그림

 

 神仙有無何渺茫(신선유무하묘망) 

신선이 있고 없음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桃源之說誠荒唐(도원지설성황당) 

 도원 애기는 정말로 터무니 없는 것 같다.

流水盤廻山百轉(유수반회산백전) 

  흐르는 물은 굽이치며 갖가지 산 모양을 드러내니, 

生綃數幅垂中堂(생초수폭수중당) 

비단에 그린 여러 폭을 대청에 걸어놓은 것일세.

武陵太守好事者(무릉태수호사자) 

무릉의 태수는 호사가여서,

題封遠寄南宮下(제봉원기남궁하) 

이 그림의 제목을 써 봉해가지고 멀리 상서성으로 부쳐왔다.

南宮先生忻得之(남궁선생흔득지) 

상서성의 낭중은 이를 받고 기뻐서

波濤入筆驅文辭(파도입필구문사) 

그림의 물결이 붓대에 오른 듯 붓을 놀려 시를 지었다.

文工畵妙各臻極(문공화묘각진구) 

글도 좋고 그림도 묘하여 모두 극치에 이르렀으니,

異境恍惚移於斯(이경황홀이어사) 

딴 세상이 황홀하게 이곳으로 옮겨온 듯하다.

架巖鑿谷開宮室(가암착곡개궁실) 

 바위에 나무 걸치고 골짜기를 파내고 집을 지었으니,

接屋連墻千萬日(접옥연장천만일) 

지붕을 맞대고 담을 맞이어 수만 날을 지내왔다.

嬴顚劉蹶了不聞(영전유궐요불문) 

영씨인 진나라가 망하고 유씨네 한나라도 망했음을 전혀 모르고, 

地坼天分非所恤(지탁천분비소휼) 

땅이 쪼개지고 하늘이 갈라지는 것 같은 삼국의 다툼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種桃處處惟開花(종도처처유개화) 

복숭아를 곳곳에 심어 꽃만이 한창이니,

川原遠近蒸紅霞(천원원근증홍하) 

 냇물이고 들이고 멀리서부터 가까이까지 붉은 노을에 싸인듯 하다.  

初來猶自念鄕邑(초래유자념향읍) 

처음 이곳으로 온 분들은 그래도 고향을 생각했는데,

歲久此地還成家(세구차지황성가) 

오랜 세월이 흐르자 이곳이 또 집이 되었다.

漁舟之子來何所(어주지자래하소) 

고깃배의 어부는 어느 곳에서 왔는가?

物色相猜更問語(물색상시갱문어) 

아래위를 훑어보며 의심스러워 또 말 물어본다.

大蛇中斷喪前王(대사중단상전왕) 

한나라 고조는 큰 뱀을 두 동강이 내는 상조를 보고 진나라를 멸망시켰고,

群馬南渡開新主(군마남도개신주) 

한나라 말년에 삼국을 거쳐 진나라에 와 사마씨의 여러 임금이 장강을 건너 남쪽으로 와 동진을 새로 세웠단다.

聽終辭絶共悽然(청종사절공처연) 

이 말을 다 듣고 말도 끊이자 모두가 슬픈 빛을 띠우며,

自說經今六百年(자설경금육백년) 

자신들은 지금까지 6백 년을 여기서 지냈다고 말한다.

當時萬事皆眼見(당시만사개안견) 

 옛날의 모든 일은 모두 눈으로 보았지만,

不知幾許猶流傳(부지기허유류년) 

얼마나 그것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지 모르겠단다.

爭持牛酒來相饋(쟁지우주래성궤) 

 서로 다투어 쇠고기와 술을 가져다 대접하는데,

禮數不同樽俎異(예수부동준조이) 

 예법도 술상 차리는 법도 지금과는 다른 진나라 식일세.

月明伴宿玉堂空(월명반숙옥당공)  

달 밝은 밤 그들을 따라 숙소에 드니 옥으로 장식한 집은 허전하여,

骨冷魂淸無夢寐(골랭혼청무몽매)  

뼈도 오싹해지고 정신도 맑아져 꿈도 잠도 못 이룬다.

夜半金鷄嘲哳鳴(야반금계조찰명)  

밤중에 금빛 수탉이 꼬끼오 하고 우니,

火輪飛出客心驚(화륜비출객심경)  

불 바퀴 같은 햇살이 솟아나와 나그네의 마음 놀래인다.

人間有累不可住(인간유루불가주)  

세상에 걸리는 일이 있어 머무르지 못하고,

依然離別難爲情(의연리별난위정)  

 의연히 이곳을 이별하려니 마음 서글퍼진다.

船開棹進一回顧(선개도진일회고)  

 배를 내고 노 저으며 뒤를 돌아다보니,

萬里蒼茫煙水暮(만리창망연수모)  

만 리 저쪽은 아득히 안개 속에 감감해졌다.

世俗寧知僞與眞(세속녕지위여진)  

 세상에서야 어찌 그것이 거짓인지 정말인지 알 수 있으랴?

至今傳者武陵人(지금전자무릉인) 

지금껏 이 이야기를 전한 이는 무릉의 어부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