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선생 전기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해제
도연명이 자신의 본모습과 이상을 결합하여 제시한 자화상이라고 할 만한 글이다.
세속의 영달에 대한 초월과 현실적인 고난에 대한 달관을 검루에 비겨,
“빈천에 근심하지 않고, 부귀에 급급하지 않았다.(不戚戚於貧賤, 不汲汲於富貴.)라고
한 것이 이 글의 요지이다.
이런 이유로 글의 말미에서 보였듯이, 고대 전설상의 제왕들이 펼쳤던 태평성대를
사는 사람으로 자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 역주
先生不知何許人也, 선생은 어디 사람인지 모르겠고,
亦不詳其姓字, 또한 그의 성과 자도 잘 모르겠으나,
宅邊有五柳樹, 집 가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가 있어,
因以爲號焉. 그래서 그것으로 호를 삼았다.
閒靜少言, 고상하고 조용하여 말이 적었고,
不慕榮利. 영리를 부러워하지 않았다.
好讀書,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不求甚解. 지나치게 풀이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았다.
每有會意, 매번 뜻을 깨닫는 경우가 있으면
便欣然忘食. 곧 기뻐하며 밥 먹는 것도 잊었다.
性嗜酒, 본성이 술을 좋아했는데,
家貧不能常得. 집이 가난하여 항시 얻을 수는 없었다.
親舊知其如此, 친척과 친구들이 그가 이러함을 알고,
或置酒而招之. 간혹 술자리를 마련하여 그를 불렀다.
造飮輒盡, 가서 마시면 매번 다 마셨으니,
期在必醉. 기약은 반드시 취하는 데에 있었다.
旣醉而退, 취한 뒤에 물러날 때에는,
曾不吝情去留. 일찍이 가는 것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環堵蕭然, 사방 5장(丈)의 벽은 초라하여
不蔽風日, 바람과 햇볕을 가리지 못하고.
短褐穿結, 짧은 갈옷은 구멍 나서 기웠으며,
簞瓢屢空, 밥 한 그릇과 물 한 바가지의 식사도 자주 걸렀지만
晏如也. 편안하였다.
常著文章自娛, 늘 문장을 지어 스스로 즐기며,
頗示己志. 자못 자신의 뜻을 드러내었다.
忘懷得失, 득실에 대해서는 생각을 잊었으니,
以此自終. 이로써 스스로 생을 마쳤다.
贊曰. 찬미하는 글이다.
黔婁有言, 검루에 관한 말이 있으니,
不戚戚於貧賤, “빈천에 근심하지 않고,
不汲汲於富貴. 부귀에 급급하지 않았다.”라고 하였는데,
其言茲若人之儔乎. 아마도 시 사람(오류선생)은 이런사람(검루)의 무리임을 말한 것이리라.
酣觴賦詩, 술이 거나하면 시를 지어
以樂其志, 그 뜻을 즐겼으니,
無懷氏之民歟? 무회씨의 백성인가?
葛天氏之民歟? 갈천씨의 백성인가?
출처: 도연명 산문집 김창환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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