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塞下曲새하곡-허난설헌(許蘭雪軒)

노년의 인생 2025. 3. 6. 18:08

塞下曲새하곡-허난설헌(許蘭雪軒)

수자리 노래

 

1.

前軍吹角出轅門(전군취각출원문)

선봉이 나팔 불며 진영을 나서는데

 

雪撲紅旗凍不翻(설박홍기동불번)

눈보라에 얼어붙어 깃발이 펄럭이지 않네.

 

雲暗磧西看候火(운암적서간후화)

구름 자욱한 사막 서쪽에 봉화 살펴보고는

 

夜深遊騎獵平原(야심유기렵평원)

밤 깊었는데도 기병들이 평원으로 달리네.

 

2.

隴戍悲笳咽不通(롱수비가인불통)

수자리의 서글픈 호적 소리 잘 들리지 않고

 

黃雲萬里塞天空(황운만리새천공)

황사가 만리에 뒤덮여 하늘마저 막혔네.

 

明朝蕃帳收殘卒(명조번장수잔졸)

내일 아침 오랑캐 군막에 패잔병이 모인다고

 

探馬歸來試擘弓(탐마귀래시벽궁)

정탐군이 돌아와서 활을 당겨보네.

 

3.

虜馬千群下磧西(로마천군하적서)

오랑캐 천여 무리가 사막 서쪽으로 내려오니

 

孤山烽火入銅鞮(고산봉화입동제)

고산의 봉화가 동제로 들어가네.

 

將軍夜發龍城北(장군야발용성북)

장군은 밤새 용성으로 떠나고

 

戰士連營擊鼓鼙(전사연영격고비)

군사들은 군영에서 북을 둥둥 울리네.

 

4.

寒塞無春不見梅(한새무춘불견매)

추운 변방이라 봄이 없어 매화도 볼 수 없는데

 

邊人吹入笛聲來(변인취입적성래)

누가 부는지 〈낙매곡〉만 피리 소리에 들려오네.

 

夜深驚起思鄕夢(야심경기사향몽)

깊은 밤 고향 꿈꾸다 놀라서 깨어나보니

 

月滿陰山百尺臺(월만음산백척대)

밝은 달빛 혼자서 음산의 망대를 비추네.

 

5.

都護防秋掛鐵衣(도호방추괘철의)

도호사가 가을 침입을 막느라 갑옷을 걸치고서

 

城南初解十重圍(성남초해십중위)

성의 남쪽 열겹 포위망을 풀어버렸네.

 

金戈渫盡單于血(금과설진선우혈)

창칼에 묻은 흉노의 피를 깨끗이 씻어내고

 

白馬天山踏雪歸(백마천산답설귀)

백마가 천산의 눈길을 밟으며 돌아오네.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