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門 据 虎 後 門 進 狼
(앞 전, 문 문, 막을 거, 범 호, 뒤 후, 문 문, 나아갈 진, 이리 랑)
앞문의 호랑이를 막으니 뒷문의 이리가 나온다.
하나의 재난을 피하자 또 다른 재난이 이어 나타남.
후한(後漢)의 장제(章帝)가 죽자 열 살의 어린 나이로
제위에 화제(和帝)가 올랐다.
나이 어린 임금이 자리에 오르게 되면 외척이나 환관들이
득세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당시 또한 예외는 아니다.
장제의 황후였던 두태후(竇太后)와 그녀의 오빠 두현(竇玄)이
정권을 잡게 되자, 화제는 명목상의 임금에 불과하게 되었다.
얼마 후, 권력의 맛을 알게 두현은 한 걸음 나아가 화제를
시해하고 자신이 직접 제위에 오르기 위해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사실은 화제에 의해 발각되고, 화제는
당시 실력을 갖고 있던 환관 정중(鄭衆)을 시켜 두씨 일족을
제거하도록 했다. 뜻을 이루지 못한 두현은 체포 직전에
자살을 한다.
두씨 일족의 횡포가 사라졌다고 해서 화제의 지위가 공고해진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두씨 일족을 대신하여 정중이 권력을
쥐고 정사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후한은 결국 자멸하게 된다.
명(明)나라 때 조설항(趙雪航)이라는 이가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두씨가 제거되자 환관의 세력이 일어나게 되었다.
'앞문의 호랑이를 막으니 뒷문의 이리가 나온다
(前門据虎 後門進狼)'
는 속담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