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한시감상 / 자제문(自祭文) / 도연명(陶淵明) - YouTube
自祭文자제문-陶淵明(도연명)
歲惟丁卯 정묘년
律中無射 음력 구월
天寒夜長 (천한야장)
하늘은 차고 밤은 긴데
風氣蕭索 (풍기소색)
쓸쓸하고 스산한 바람 불어
鴻雁于往 (홍안우왕)
큰 기러기 날아가고
草木黃落 (초목황락)
나뭇잎은 누렇게 시들어 떨어지네
陶子將辭 (도자장사)
나 도잠(陶潛)은 이제
逆旅之館 (역려지관)
잠시 머물던 여관을 떠나서
永歸於本宅 (영귀어본택)
영원히 본집으로 돌아가려 하네
故人悽其相悲 (고인처기상비)
정든 사람들은 애절하게 슬퍼하며
同祖行於今夕 (동조행어금석)
오늘밤 떠나는 나를 위해 제사 지내네
羞以嘉蔬 (수이가소)
제상에 많은 음식을 차려 놓고
薦以淸酌 (천이청작)
맑은 술을 따라 올리지만
候顔已冥 (후안이명)
나의 얼굴 이미 어둡고
聆音愈漠 (영음유막)
말을 들으려 해도 잠잠할 뿐
嗚呼哀哉 (오호애재)
아! 슬프도다
茫茫大塊 (망망대괴)
넓고 넓은 대지와
悠悠高旻 (유유고민)
끝없이 높은 하늘
是生萬物 (시생만물)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았거늘
余得爲人 (여득위인)
나는 사람으로 태어났네
自余爲人 (자여위인)
사람으로 살아오는 동안
逢運之貧 (봉운지빈)
가난한 운수에 매여서
簞瓢屢罄 (단표루경)
밥과 국도 배불리 못 먹고
絺緙冬陳 (치격동진)
겨울에도 베옷으로 떨어야 했네
含歡谷汲 (함환곡급)
흐르는 계곡 물 마시며 즐기고
行歌負薪 (행가부신)
나뭇짐 지고 가며 노래하고
翳翳柴門 (예예시문)
늘 사립문 닫고 살며
事我宵晨 (사아소신)
홀로 아침 저녁 유유히 지냈네
春秋代謝 (춘추대사)
봄 가을 계절 따라
有務中園 (유무중원)
뜰에 나가 부지런히 일하고
載耘載耔 (재운재자)
철 따라 김 매고 북 돋우며
耐育耐穫 (내육내확)
길러서 거두어 들였네
欣以素牘 (흔이소독)
때로는 기쁘게 글을 읽고
和以七絃 (화이칠현)
한가할 때면 금(琴)을 타며 즐겼네
冬曝其日 (동폭기일)
겨울에는 따스한 햇살 쬐고
夏濯其泉 (하탁기천)
여름에는 샘물에 몸을 씻었네
勤靡餘勞 (근미여로)
온 힘을 다해 일했지만
心有常閒 (심유상한)
마음은 늘 한가로왔고
樂天委分 (낙천위분)
분수를 알고 천도를 즐기며
以至百年 (이지백년)
일생을 마치기에 이르렀네
惟此百年 (유차백년)
백년도 못 되게 살면서
夫人愛之 (부인애지)
사람들은 이를 애지중지하여
懼彼無成 (구피무성)
다 살지 못함을 염려하고
揭日惜時 (게일석시)
하루라도 더 살려고 애를 쓰며
存爲世珍 (존위세진)
살아서는 존경받기 바라고
沒亦見思 (몰역견사)
죽어서도 오래 기억되길 바라네
嗟我獨邁 (차아독매)
아아, 나는 홀로 나의 길을 걸으며
曾是異玆 (증시이자)
평생을 속인들과 다르게 살면서
寵非己榮 (총비기영)
총애를 영광으로 여기지 않았고
涅豈吾緇 (날기오치)
속세의 진흙에 물들지 않았고
捄兀窮廬 (구올궁려)
의연하게 궁색한 초가에서
酣飮賦詩 (감음부시)
술을 즐기고 시를 지었네
識運知命 (식운지명)
스스로 운명을 알고 천명을 깨쳤으니
疇能罔眷 (주능망권)
분수를 알아 얽매일 것도 없구나
余今斯化 (여금사화)
이제 내 운명을 따르려네
可以無恨 (가이무한)
더 이상 아무런 여한이 없다네
壽涉百齡 (수섭백령)
이 한 몸 보전하기 위해
身慕肥遯 (신모비둔)
은자의 삶을 동경하였는데
從老得終 (종로득종)
살만큼 살며 늙어 죽으니
奚復所戀 (해부소련)
바랄 것이 무엇 있겠는가
寒暑逾邁 (한서유매)
추위와 더위 지나고
亡旣異存 (망기이존)
죽은 자는 이미 남은 자와 달라졌으니
外姻晨來 (외인신래)
먼 친척들은 새벽에 오고
良友宵奔 (양우소분)
벗들은 밤에 달려와
葬之中野 (장지중야)
들판 가운데 나를 묻고는
以安其魂 (이안기혼)
내 넋을 편안하게 해주는구나
窅窅我行 (요요아행)
깊고도 먼 나의 저승길
蕭蕭墓門 (소소묘문)
무덤 속은 너무나 적막하고 쓸쓸하구려
奢恥宋臣 (사치송신)
사치로웠던 송(宋)나라 신하 환퇴(桓魋)나
儉笑王孫 (검소왕손)
검소했던 한(漢)나라 양왕손(楊王孫)도
廓兮已滅 (곽혜이멸)
이미 형체 없이 사라져 버렸으니
慨焉已遐 (개언이하)
먼 옛날 일이지만 어찌 슬퍼하지 않으리
不封不樹 (불봉불수)
내 무덤엔 봉분도 나무도 없이
日月遞過 (일월체과)
햇볕과 달빛만 지나가게 하고
匪貴前譽 (비귀전예)
살아서도 명리 찾지 않았거늘
孰重後歌 (숙중후가)
누가 죽은 뒤의 칭송을 중시할 것인가
人生寔難 (인생식난)
인생살이 참으로 고달팠거늘
死如之何 (사여지하)
사후의 세계는 또한 어떨는지
嗚呼哀哉 (오호애재)
아! 애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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