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丹靑引(杜甫) 단청노래

노년의 인생 2024. 7. 14. 13:44

丹靑引(杜甫) 단청노래

 

 

將軍魏武之子孫(장군위무지자손) 조장군은 위나라 무제의 자손인데,

於今爲庶為淸門(어금위서위청문) 지금은 서민이 되어 청빈한 집안이 되어 버렸네.

英雄割據雖已矣(영웅할거수이의) 영웅할거의 시대는 비록 끝났지만,

文彩風流今尙存(문채풍류금상존) 조씨 집안의 문장과 풍류는 아직 남아있네.

學書初學衛夫人(학서초학위부인) 글씨를 배움에 있어서는 처음 위부인체로 배웠는데,

但恨無過王右軍(단한무과왕우군) 오직 왕희지를 뛰어넘지 못함을 한한다네.

丹靑不知老將至(단청부지노장지) 단청에 자신이 늙는 줄도 모를 정도로 열심이어서,

富貴於我如浮雲(부귀어아여부운) 부귀는 그에게 뜬 구름처럼 보였네.

開元之中常引見(개원지중상인견) 개원 연간에는 늘 불려 들어가 천자 뵈옵고,

承恩數上南薰殿(승은삭상남훈전) 은총을 받게되자 자주 남훈전에 올라갔었네.

凌煙功臣少顔色(능연공신소안색) 능연각의 당나라 공신들 초상화 얼굴빛이 바랬는데,

將軍下筆開生面(장군하필개생면) 조장군이 붓을 대어 생생한 면모를 드러내 놓았네.

良相頭上進賢冠(량상두상진현관) 훌륭한 재상들 머리 위에는 진현관 얹어 놓고,

猛將腰間大羽箭(맹장요간대우전) 용맹한 장군의 허리에는 큰 깃 달린 화살 끼워 놓아,

褒公鄂公毛髮動(포공악공모발동)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이 움직이고 있는 듯하여,

英姿颯爽來酣戰(영자삽상래감전)영웅다운 모습은 바람 일으키며 전쟁에서 막 돌아온 듯하네.

先帝天馬玉花驄(선제천마옥화총) 선제가 타던 천마인 옥화총은,

畫工如山貌不同(화공여산모부동) 화공들 산 같이 많아도 그린 모습이 같지 않았네.

是日牽來赤墀下(시일견내적지하) 어느 날 궁전 붉은 섬돌 아래로 끌고 왔는데,

逈立閶闔生長風(형립창합생장풍) 멀리 궁전 문 앞에 서서 긴 바람 일으키는 듯한 모습이네.

詔謂將軍拂絹素(조위장군불견소) 황제의 명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에 그리도록 하자,

意匠慘澹經營中(의장참담경영중) 마음속으로 구도를 고심하듯 열심히 구상하더니,

斯須九重眞龍出(사수구중진룡출) 잠깐 사이에 궁궐에 진짜 용마를 만들어 놓아,

一洗萬古凡馬空(일세만고범마공) 깨끗이 예부터의 범상한 말 그림을 씻어 없애네.

玉花却在御榻上(옥화각재어탑상) 옥화총이 이제는 천자의 걸상 옆에 있게 되니,

榻上庭前屹相向(탑상정전흘상향) 걸상 옆과 뜰 앞에서 옥화총이 우뚝 서 서로 마주보네.

至尊含笑催賜金(지존함소최사금) 지존께서 웃음 머금고 상금 내려주기를 재촉하시니,

圉人太僕皆惆悵(어인태복개추창) 옥화총을 기른 사람과 돌보던 사람 모두 맥을 잃었네.

弟子韓幹早入室(제자한간조입실) 제자 한간은 일찍이 스승의 기법 터득하여,

亦能畫馬窮殊相(역능화마궁수상) 역시 말을 그림에 있어 뛰어난 모습 다 표현할 수 있었는데,

幹惟畵肉不畫骨(간유화육부화골) 한간은 단지 근육이나 그렸지 뼈는 그리지 못하여,

忍使驊騮氣凋喪(인사화류기조상) 부득이 화류 같은 명마로 하여금 기운을 잃게 하였네.

將軍盡善盖有神(장군진선개유신) 조장군이 훌륭한 그림솜씨 발휘하는 것은 신들린 때문인 듯,

必逢佳士亦寫眞(우봉가사역사진) 반드시 훌륭한 사람 만나면 반드시 그 사람 초상화도 그렸다네.

卽今漂泊干戈際(즉금표박간과제) 지금 와서는 전쟁 끊이지 않는 속에 떠돌아다니는 신세되어,

屢貌尋常行路人(누막심상항노인) 보통 길가는 사람 모습도 자주 그린다네.

途窮返遭俗眼白(도궁반조속안백) 앞길 막히고 다시 속인들의 질시까지 받게 되니,

世上未有如公貧(세상미유여공빈) 세상에는 장군처럼 가난한 이가 없을 것만 같네.

但看古來盛名下(단간고내성명하) 다만 보아하니, 옛부터 대단한 명성 날렸던 사람 밑에는,

終日坎壈纏其身(종일감람전기신) 언제나 불우함이 밀려와 그의 몸을 묶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