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책자(責子)」도연명(陶淵明)

노년의 인생 2024. 9. 4. 13:13

「책자(責子)」

도연명(陶淵明)

 

❖-해제

‘「책자(責子)」’는 ‘자식들을 책망하다’라는 뜻으로, 408년[동진 안제 의희(義熙)4년]

도연명의 나이 44세에 지은 시이다.

다섯 아들이 훌륭한 인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우려를 해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자식의 성취는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운명에 맡기리라는 달관적 자세로 마무리하고 있다.

 

❖- 역주

白髮被兩鬢, 흰머리가 양 귀밑을 덮고,

肌膚不復實. 살결도 더 이상 실하지 못하다.

雖有五男兒, 비록 다섯 아들이 있지만,

總不好紙筆. 모두 종이와 붓을 좋아하지 않는다.

阿舒已二八, 아서는 벌써 열여섯이건만,

懶惰故無匹. 게으르기가 진실로 짝이 없다.

阿宣行志學, 아선은 곧 열다섯 살이 되가는데,

而不愛文術. 글공부를 좋아하지 않는다.

雍端年十三, 옹과 단은 나이가 열 셋인데,

不識六與七. 여섯과 일곱도 구분하지 못한다.

通子垂九齡, 통이란 놈은 아홉 살이 가까워지는데,

但覓梨與栗. 그저 배와 밤만 찾는다.

天運苟如此, 타고난 운명이 진실로 이와 같으니,

且進杯中物. 우선 술이나 들어야겠다.

출처: 도연명 산문집 김창환 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