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仙詞유선사-허난설헌(許蘭雪軒)
유선사
51.
絳闕夫人別玉皇(강궐부인별옥황)
붉은 대궐에서 부인이 옥황을 하직하고
洞天深閉紫霞房(동천심폐자하방)
동천의 자하방을 굳게 닫았지요.
桃花落塵溪頭樹(도화낙진계두수)
시냇가 복사꽃이 다 떨어졌으니
流水無情賺阮郞(유수무정잠완랑)
흐르는 물이 완랑을 속일 뜻은 없었지요.
52.
乘龍長伴九眞遊(승룡장반구진유)
용을 타고 언제나 아홉 선녀와 벗 삼아 노니
八島朝行夕己周(팔도조행석기주)
아침에 팔도를 떠나 저녁까지 두루 돌아다니네.
深夜講壇風雨定(심야강단풍우정)
밤이 깊어 강단에 비바람 멎자
小仙歸去策靑虯(소선귀거책청규)
작은 신선이 돌아가려고 푸른 용을 채찍질하네.
53.
鳧伯閑乘白鹿遊(부백한승백록유)
부백이 한가롭게 흰 사슴을 타고 노닐다가
折花來上五雲樓(절화내상오운루)
꽃을 꺾어가지고 오운루에 오르네.
丹經滿案藥堆鼎(단경만약안퇴정)
단경이 책상에 가득하고 탕관에 약도 쌓였는데
何事玉郞霜滿頭(하사옥랑상만두)
무슨 일로 옥랑께선 서리가 머리에 가득하신가.
54.
彤軒碧瓦飾搖墀(동헌벽와식요지)
붉은 난간 푸른 기와에 구슬로 섬돌 꾸미고도
不遣靑苔染履綦(불견청태염리기)
푸른 이끼를 그대로 두어 신을 적시네.
朝罷列仙爭拜賀(조파열선쟁배하)
조회 끝나자 여러 신선들이 다투어 하례 올리고
內家新領八霞司(내가신령팔하사)
안에서는 새로이 팔하사를 거느리네.
55.
海上寒風吹玉枝(해상한풍취옥지)
바다의 찬바람이 구슬가지에 불어오는데
日斜玄圃看花時(일사현포간화시)
현포에서 꽃구경하다 해가 저무네.
紅龍錦襜黃金勒(홍룡금첨황금륵)
붉은 용에다 비단휘장과 황금굴레
不是元君不得騎(불시원군부득기)
선녀가 아니라면 탈수 없겠지.
56.
蟠桃結子宴崑崙(반도결자연곤륜)
반도 열리자 곤륜산에서 잔치를 베풀어
滿酌瓊醪勸上元(만작경료권상원)
잔에 가득 술을 부어 상원부인께 권하네.
催喚彩鸞東去疾(최환채난동거질)
오색 난새 재촉하여 동쪽으로 바삐 가자
玉峰邀取老軒轅(옥봉요취노헌원)
옥봉의 늙은 헌원씨가 맞아들이네.
57.
足下星光閃閃高(족하성광섬섬고)
발아래 별빛이 드높게 반짝이는데
月篩溪影濕龍毛(월사계영습룡모)
은하수가 그림자가 용의 수염을 적시네.
臨霞笑喚東方朔(임하소환동방삭)
노을에 다다르자 웃으며 동방삭을 불러
休向氷園摘玉桃(휴향빙원적옥도)
얼음동산에 가서 복숭아를 따지 말라시네.
58.
氷屋春回桂有花(빙옥춘회계유화)
얼음집에 봄이 되자 계수나무에도 꽃이 피는데
自驂孤鳳出彤霞(자참고봉출동하)
손수 봉황을 타고 붉은 노을 밖으로 나가네.
山前逢着安期子(산전봉착안기자)
산 앞에서 안기생을 만났는데
袖裏携將棗似瓜(수리휴장조사과)
소매 속에 참외만한 대추를 가지고 왔네.
59.
瓊海茫茫月露溥(경해망망월로부)
드넓은 구슬 바다에 달빛과 이슬이 퍼졌는데
十千宮女駕靑鸞(십천궁녀가청난)
일만 궁녀들이 푸른 난새를 탔네.
平明去赴瑤池宴(평명거부요지연)
날이 밝자 요지 잔치로 날아가는데
一曲笙歌碧落寒(일곡생가벽락한)
한가락 피리소리에 푸른 하늘이 차가워지네.
60.
瓊樹扶踈露氣濃(경수부소노기농)
구슬나무 우거진 잎 새에 이슬이 짙은데
月侵簾室影玲瓏(월침염실영영롱)
달빛이 발 사이로 방안에 드니 그림자 영롱하고
閑催白兎敲靈藥(한최백토고영약)
한가롭게 흰 토끼에게 시켜 선약을 찧으니
滿臼天香玉屑紅(만구천향옥설홍)
천향의 붉은 옥가루가 절구에 가득하구나.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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