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仙詞유선사-허난설헌(許蘭雪軒)
유선사
31.
管石金華四十年(관석금화사십년)
금화산 석실에 사십년 있노라니
老兄相訪蔚藍天(노형상방울람천)
늙은 형님이 검푸른 하늘로 날 찾아왔네.
烟衰月篴人間事(연쇠월적인간사)
아지랑이 속에 사립 쓰고 달 아래서 피리 불던 인간세상 이야기하다
笑指溪南白玉田(소지계남백옥전)
웃으면서 시내 남쪽 백옥전을 가리켰네.
32.
緱嶺仙人碧玉箏(구령선인벽옥쟁)
후령의 신선이 푸른 옥쟁을 타면서
折花閑倚董雙成(절화한의동쌍성)
동쌍성에게 기대어 한가롭게 꽃을 꺾네.
瑤絃誤拂黃金柱(요현오불황금주)
줄이 잘못되어 황금 기둥에 스치자
遙隔彤霞廳笑聲(요격동하청소성)
아득한 붉은 노을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네.
33.
乘鸞來下九重城(승란래하구중성)
난새 타고 아홉 겹 성을 내려와
絳節霓旌別太淸(강절예정별태청)
붉은 깃발과 오색 깃발로 태청궁을 떠나네.
逢着周靈王太子(봉착주영왕태자)
주나라 영왕의 태자를 만나
碧桃花裏夜吹笙(벽도화리야취생)
벽도화 속에서 한밤중에 생황을 부네.
34.
海畔紅桑幾度開(해반홍상기도개)
바닷가 붉은 뽕나무가 몇 번이나 피었던가
羽衣零落暫歸來(우의영락잠귀래)
깃옷에 다 떨어져 잠깐 돌아왔네.
東窓玉樹三枝長(동창옥수삼지장)
구슬나무 세 그루가 동쪽 창가에 자랐는데
知是眞皇別後栽(지시진황별후재)
진황과 헤어진 뒤에 심은 나무라네.
35.
催龍促鳳上朝元(최룡촉봉상조원)
용과 봉황을 몰아서 타고 조회하러 올라가
路入瑤空敞八門(노입요공창팔문)
하늘로 들어가니 여덟 문이 활짝 열렸네.
仙史殿頭宣詔語(선사전두선조어)
사관이 옥황앞에서 조서를 선포하는데
九華王子主崑崙(구화왕자주곤륜)
구화궁 왕자에게 곤륜산을 맡기신다네.
36.
粧鏡孤鸞怨上元(장경고난원상원)
거울 속의 외로운 난새가 상원부인을 원망하고
雲車春暮下天門(운거춘모하천문)
봄 저무는데 구름 수레는 천문을 하직하네.
封郞大是無情者(봉랑대시무정자)
벼슬 얻어간 낭군은 참으로 무정한 사람이라
翠袖歸來積淚痕(취수귀래적루흔)
푸른 소매에 눈물자국만 적셔서 돌아왔네.
37.
靑童孀宿一千年(청동상숙일천년)
청동이 과부로 천년을 혼자 살다가 살다가
天水仙郞結好緣(천수선랑결호연)
천수의 신선과 좋은 인연을 맺었네.
空樂夜鳴簷外月(공락야명첨외월)
하늘의 풍악소리가 추녀밖에 울리자
北宮神女降簾前(북궁신녀강렴전)
북궁의 선녀가 발 앞까지 내려왔네.
38.
天花一朶錦屛西(천화일타금병서)
하늘꽃 한 송이가 벼랑 서쪽에 피었는데
路入藍橋匹馬嘶(노입남교필마시)
길이 남교로 들어서자 말이 우는구나.
珍重玉工留玉杵(진중옥공유옥저)
옥공이 옥절구를 남겨 두어서
桂香烟月合刀圭(계향연월합도규)
계향 그윽한 어스름 달밤에 선약을 넣고서 찧네.
39.
東宮女伴罷朝回(동궁여반파조회)
동궁의 선녀들이 조회를 마치고 나오는데
花下相邀入洞來(화하상요입동래)
꽃 아래서 만나 골짜기로 들어오네.
閑倚玉峰吹鐵笛(한의옥봉취철적)
한가롭게 봉우리에 의지해 피리를 불자
碧雲飛遶望天臺(벽운비요망천대)
파란 구름이 일어나며 망천대를 에워싸네.
40.
烟盖歸來蘇有天(연개귀래소유천)
구름타고서 소유천으로 돌아오자
紫芝初長水邊田(자지초장수변전)
새로 돋은 난초가 물가에서 자라네.
瓊筐採得英英實(경광채득영영실)
구슬 바구니에 꽃다운 열매를 따서 담느라
遺却紅綃制鶴鞭(유각홍초제학편)
붉은 보자기로 싸다가 학 다룰 채찍을 잊었네.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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