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遊仙詞유선사-허난설헌(許蘭雪軒)

노년의 인생 2025. 3. 7. 13:47

遊仙詞유선사-허난설헌(許蘭雪軒)

유선사

 

21.

雲角靑龍玉絡頭(운각청용옥락두)

옥으로 머리 꾸미고 피리 부는 청룡을

紫皇騎出向丹丘(자황기출향단구)

옥황께서 타시고 단구로 향하시네.

閑從壁戶窺人世(한종벽호규인세)

한가롭게 문에 기대어 인간 세상을 엿보니

一點秋烟辨九州(일점추연변구주)

한 점 가을 아지랑이로 천하를 알아보겠네.

 

22.

花冠蘂帔九霞裙(화관예피구하군)

화관에 꽃배자 걸치고 아홉폭 무지개 치마 입으니

一曲笙歌響碧雲(일곡생가향벽운)

한가락 피리소리가 푸른 구름에 메아리치네.

龍影馬嘶滄海月(용영마시창해월)

용 그림자와 말 울음소리에 창해의 밝은 달빛 비치는데

十洲閑訪上陽君(십주한방상양군)

신선이 사는 십주로 상양군을 찾아가네.

 

23.

樓鎖彤霞地絶塵(누쇄동하지절진)

다락은 붉은 노을에 잠기고 땅에는 먼지 걷혔는데

玉妃春淚濕羅巾(옥비춘루습나건)

양귀비의 눈물만 비단 수건 적시네.

瑤空月浸星河影(요공월침성하영)

아름다운 하늘의 달은 은하수 그림자에 잠기고

鸚鵡驚寒夜喚人(앵무경한야환인)

추위에 놀란 앵무새는 밤에 사람을 부르네.

 

24.

新拜眞官上玉都(신배진관상옥도)

새로 진관에 제수되어 옥황궁에 올라가니

紫皇親授九靈符(자황친수구령부)

옥황상제께서 친히 구령부를 내리시네.

歸來桂樹宮中宿(귀래계수궁중숙)

계수나무 궁전으로 돌아와 잠을 자려니

白鶴閑眠太乙爐(백한한민태을로)

흰 학이 한가롭게 태을로 앞에서 졸고 있네.

 

25.

烟飄盖颻向碧空(연표개요향벽공)

꽃구름이 흩날리며 하늘 향해 올라갔다가

翠幢歸殿玉壇空(취당귀전옥단공)

푸른 깃대 궁전으로 돌아오니 옥단이 비었네.

靑鸞一隻西飛去(청난일척서비거)

푸른 난새 한 마리가 서쪽으로 날아가자

露壓桃花月滿空(노압도화월만공)

이슬이 벽도화 적시고 달은 하늘에 가득하네.

 

26

廣寒宮殿玉爲梁(광한궁전옥위량)

광한전은 옥으로 대들보 만들었는데

銀燭金屛夜正長(은촉금병야정장)

은촛대 금병풍에 밤이 참으로 길어라.

欄外桂花凉露濕(외난계화량노습)

난간 밖 계수나무 꽃은 오색구름 향기로워라.

紫簫聲裏五雲香(자소성리오운향)

붉은 퉁소소리에 오색구름 향기로워라.

 

27.

催呼滕六出天關(최호등육출천관)

서둘러서 등육을 불러 하늘문 나오는데

脚踏風龍徹骨寒(각답풍용철골한)

바람과 용을 밟고 가려니 추위가 뼈에 스미네.

袖裏玉塵三百斛(수리옥진삼백곡)

소매 속에 들었던 옥티끌 삼백 섬이

散爲飛雪落人間(산위비설낙인간)

흩날리는 눈송이 되어 인간 세상에 떨어지네.

 

28.

瓊海漫漫浸碧空(경해만만침벽공)

구슬바다 아득해 푸른 하늘에 잠겼는데

玉妃無語倚東風(옥비무어의동풍)

옥비께서 말씀도 동풍에 몸을 실으시네.

蓬萊夢覺三千里(봉래몽각삼천리)

봉래산삼천리의 꿈을 깨고 났더니

滿袖蹄痕一抹紅(만수제흔일말홍)

소매적신 울음자국에 연지가 묻어났네.

 

29.

宓妃閑製赤霜袍(복비한제적상포)

복비가 한가롭게 붉은 도포를 짓는데

素手頻回玉剪刀(소수빈회옥전도)

흰 손으로 부지런히 가위질 하네.

眉銷睡痕花影午(미소수흔화영오)

눈썹에는 졸린 흔적 배었고 꽃 그림자 한낮인데

紫皇令賜碧葡萄(자황영사벽포도)

옥황께서 시동 보내 푸른 도포를 내리셨네.

30.

華表眞人昨夜歸(화표진인작야귀)

화표주 신선이 어젯밤에 돌아왔는데

桂香吹滿六銖衣(계향취만육수의)

계수나무 꽃향기가 가벼운 옷자락에 가득하네.

閑回鶴馭瑤壇上(한회학어요단상)

한가로이 학을 타고서 단위로 돌아오니

日出瓊林露未晞(일출경림로미희)

해가 숲에 떠오르는데 아직도 이슬이 안 말랐네.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