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仙詞유선사-허난설헌(許蘭雪軒)
유선사
41.
群仙相引陟芝田(군선상인척지전)
신선들을 이끌고 불로초 밭으로 건너가
暫向珠潭學採蓮(잠향주담학채련)
잠시 연못에서 가서 연밥을 따게 하였네.
斜日照花瓊戶閉(사일조화경호폐)
지는 해가 꽃에 비치자 구슬문이 닫겨
碧烟深鎖大羅天(벽연심쇄대라천)
푸른 노을이 하늘에 짙게 깔렸네.
42.
玲瓏花影覆瑤碁(영롱화영복요기)
영롱한 꽃 그림자가 바둑판을 덮었는데
日午松陰落子遲(일오송음낙자지)
한낮의 소나무그늘에서 천천히 바둑을 두네.
溪畔白龍新睹得(계반백룡신도득)
시냇가의 흰 용을 내기해서 얻고는
夕陽騎出白天地(석양기출백천지)
석양에 그를 타고 천지를 향해서 가네.
43.
珠洞銀溪鎖端烟(주동은계쇄단연)
골짜기와 은하수가 안개에 덮였는데
大郞多病罷朝天(대랑다병파조천)
신선은 병이 깊어 조회에 가지 못했네.
雲謠讀盡靑鸞去(운요독진청란거)
〈백운요〉도 다 읽고 푸른 난새도 날아가자
日午紅龍戶外眠(일오홍룡호외면)
한낮인데도 붉은 용이 문 밖에서 졸고 있네.
44.
騎鯨學士禮瑤京(기경학사예요경)
고래 탄 한림학사가 백옥경에 예를 올리니
王母相留宴碧城(왕모상류연벽성)
서왕모 반겨하며 벽성에서 잔치 벌렸네.
手展彩毫書玉字(수전채호서옥자)
무지개 붓을 손에 쥐고 옥(玉)자를 쓰니
醉顔猶似進淸平(취안유사진청평)
취한 얼굴이 마치 〈청평조〉바칠 때 같아라.
45.
皇帝初修白玉樓(황제초수백옥루)
옥황께서 처음 백옥루를 지으실 제
璧階璇柱五雲浮(벽계선주오운부)
구슬계단 옥기둥에 오색구름이 떠 있었지.
閑呼長吉書天篆(한호장길서천전)
장길을 부르셔 하늘의 천자를 쓰게 해
掛在瓊楣最上頭(괘재경미최상두)
구슬문 상인방에 가장 높이 거셨네.
46.
芙蓉城闕錦雲香(부용성궐금운향)
부용성 궁궐에 비단구름 향기로운데
別詔曼卿主畵堂(별조만경주화당)
만경에게 조서 내려 그림 그려진 집을 맡기셨네.
朝日駕龍千騎女(조일가룡천기녀)
아침에 일천선녀가 용을 타고 나가면
白蘭叢裏合笙篁(백란총이합생황)
흰 난초 떨기 속에서 생황을 어울려 부네.
47.
別詔眞人蔡小霞(별조진인채소하)
채소하에게 특별히 조서를 내려
八花磚上合丹砂(팔화전상합단사)
여덟 가지 꽃벽돌 위에서 단사를 만들게 하셨네.
金爐壁炭成圓汞(금로벽탄성원홍)
향로에다 구슬 숯으로 수은을 만들어서
白玉盤盛向帝家(백옥반성향제가)
백옥소반에 담아 궁궐로 향하네.
48.
玉女群中價最高(옥녀군중가최고)
선녀 가운데 가장 이름난 이는
十倍王母喫仙桃(십배왕모끽선도)
서왕모를 열 번이나 모시고 선도를 먹었네.
閑持玉管白於手(한지옥관백어수)
손보다도 흰 붓을 한가롭게 들고서
道是月宮霜兎毫(도시월궁상토호)
월궁의 하얀 토끼털이라고 자랑하네.
49.
西歸公子幾時廻(서귀공자기시회)
서쪽으로 가신 공자는 언제나 돌아오시려나.
南岳夫人早晩來(남악부인조만래)
남악부인은 머잖아 오신다네.
巡歷十洲猶未遍(순력십주유미편)
십주를 돌아다니다 다 돌지 못하고
夜闌笙鶴降蓬萊(야란생학강봉래)
밤늦게 피리 불며 학 타고 봉래산에 내려오네.
50.
琴高昨日奇書來(금고작일기서래)
어제 금고신선께서 편지를 보내 왔어요
報道瓊潭玉蘂開(보도경담옥예개)
연못에 구슬 꽃이 피었다고요.
偸寫尺牋憑赤鯉(투사척전빙적리)
답장을 몰래 써서 붉은 잉어에게 주었지요
蜀中明夜約登臺(촉중명야약등대)
내일 밤 촉땅 다락에 오르자고 했지요.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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