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遊仙詞유선사-허난설헌(許蘭雪軒)

노년의 인생 2025. 3. 7. 21:09

遊仙詞유선사-허난설헌(許蘭雪軒)

유선사

 

81.

星冠霞佩好威儀(성관하패호위의)

별 관과 노을노리개가 위의도 훌륭해

三島仙宮入奏時(삼도선궁입주시)

삼신산 신관들이 임금께 아뢰려 들어가네.

頻把金鞭打龍角(빈파금편타룡각)

자주 채찍을 잡고 용의 뿔을 치며

爲嗔西去上天遲(위진서거상천지)

서쪽 하늘에 오르는데 왜 이리 더디냐고 꾸짖네.

 

82.

八馬乘風去不歸(팔마승풍거불귀)

말 여덟 마리가 바람 타고 가서는 돌아오지 않으니

桂枝黃竹怨瑤池(계지황죽원요지)

계수나무 가지와 황죽의 노래로 요지를 원망하네.

昆庭玉瑟雲中響(곤정옥슬운중향)

곤륜산 뜰의 비파소리가 구름 속에 메아리치며

傳語凌華罷畵眉(전어릉화파화미)

꽃에 치어서 눈썹그리기를 그만 두었다네.

 

83.

楡葉飄零碧漢流(유엽표령벽한류)

느릅잎사귀 떨어지고 은하수는 흐르는데

玉蟾珠露不勝秋(옥섬주로불승추)

달빛에 구슬 같은 이슬이 가을을 견디지 못하네.

靈橋鵲散無消息(영교작산무소식)

신령스런 다리에 까치도 흩어져 소식 없기에

隔水空看飮渚牛(격수공간음저우)

건너편에서 물 마시는 견우성만 부질없이 바라보네.

 

84.

珠露金飇上界秋(주로금표상계추)

이슬에 회오리바람 불어 하늘나라에 가을이 되자

紫皇高宴五雲樓(자황고연오운루)

옥황님이 오운루에서 큰 잔치를 벌이시네.

霓裳一曲天風起(예상일곡천풍기)

〈예상우의곡〉한 곡조에 바람이 일어나니

吹散仙香滿十洲(취산선향만십주)

신선의 향기가 흩어져 온 세상에 가득해지네.

 

85.

乘鸞夜入紫微城(승난야입자미성)

난새 타고 한밤중 자미성에 들어가니

桂月光搖白玉京(계월광요백옥경)

계수나무 달빛이 백옥경을 흔드네.

星斗滿空風露薄(성두만공풍로박)

별들이 하늘에 가득하고 바람과 이슬 적은데

綠雲時下步虛聲(녹운시하보허성)

푸른 구름에서 때때로 경 읽는 소리만 나네.

 

86.

黃金條脫繫羅裙(황금조탈계라군)

황금끈을 풀어서 비단치마를 묶고는

十幅花牋染碧雲(십폭화전염벽운)

열폭 꽃 편지지에 푸른 구름을 물들이네.

千載玉淸壇上約(천재옥청단상약)

천년 옥청궁 단 위에서의 약속을

笑憑三鳥寄羊君(소빙삼조기양군)

웃으며 세 마리 새를 시켜 양군에게 부치네.

 

87.

六葉羅裙色曳烟(육엽나군색예연)

여섯 폭 비단치마를 노을에 끌면서

阮郞相喚上芝田(완랑상환상지전)

완랑응 불러서 난초밭으로 올라가네.

笙歌暫向花問盡(생가잠향화문진)

피리소리가 홀연히 꽃 사이에 스러지니

便是人寰一萬年(편시인환일만년)

그 사이 인간세상에선 일만 년이 흘렀네.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