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連昌宮辭(元稹) 연창궁의 노래

노년의 인생 2024. 8. 18. 13:44

連昌宮辭(元稹) 연창궁의 노래

 

連昌宮中滿宮竹(연창궁중만궁죽) 연창궁 안 궁중에 가득 찬 대나무가,

歲久無人森似束(세구무인삼사속) 세월 오래되고 사람은 없어 빽빽하여 묶어 놓은 듯 하네.

又有墻頭千葉桃(우유장두천엽도) 또 담장 머리에는 천엽의 복숭아나무 있는데,

風動落花紅蔌蔌(풍동락화홍속속) 바람 일어 꽃잎 떨어져 붉은 꽃잎이 어지럽네.

宮邊老人爲余泣(궁변노인위여읍) 궁전 옆의 노인이 나에게 울며 말해주었네.

少年選進因曾入(소년선진인증입) 젊어서 뽑히어 일찍이 궁 안으로 들어갔는데,

上皇正在望仙樓(상황정재망선루) 상황인 현종께선 마침 망선루에 계시면서,

太眞同憑欄干立(태진동빙난간입) 양귀비와 함께 난간에 기대어 서있었는데,

樓上樓前盡珠翠(루상루전진주취) 누각 위와 앞은 모두 진주와 비취로 치장한 여인들로 가득하고,

炫轉熒煌照天地(현전형황조천지) 찬란하고 휘황한 빛이 천지에 비추고 있었다네.

歸來如夢復如癡(귀래여몽부여치) 돌아와 보니 꿈 같기도 하고 바보가 된 것도 같았는데,

何暇備言宮裡事(하가비언궁리사) 궁전 안의 일을 다 말할 겨를이 어디 있겠냐고 하네.

初過寒食一百五(초과한식일백오) 처음으로 동지 후 105 일이 지난 한식날 맞았을 때,

店舍無煙宮樹綠(점사무연궁수록) 상점이나 민가에선 연기오르지않아 나무는 더욱 푸르기만 한데,

夜半月高絃索鳴(야반월고현색명) 한밤중 달이 높이 뜨자 현악기 소리 울렸으니,

賀老琵琶定場屋(하노비파정장옥) 악공 하회지가 비파로 연회 시작에 연주했다네.

力士傳呼覓念奴(력사전호멱념노) 고역사가 현종의 뜻 소리쳐 전하여 명기 염노를 찾게 하니,

念奴潛伴諸郞宿(념노잠반제랑숙) 염노는 남몰래 젊은 악공들과 어울리고 있었는데,

須臾覓得又連催(수유멱득우연최) 곧 찾아내어 빨리 오도록 재촉하며,

特勅街中許燃燭(특칙가중허연촉) 특명으로 거리에 촛불 켜는 것 허락 했었다네.

春矯滿眼睡紅綃(춘교만안수홍초) 봄의 아리따움 눈 가득 담고 붉은 비단 침구 속에서 자다가 나와,

掠削雲鬟旋粧束(략삭운환선장속) 구름 같은 머리 빗어 넘기고 재빨리 화장 몸치장하고 달려와,

飛上九天歌一聲(비상구천가일성)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노래 한 곡 부르니,

二十五郞吹管逐(이십오랑취관축) 이십오랑은 저를 불어 반주하는데,

逡巡大徧梁州徹(준순대편양주철) 곧장 대편 양주곡을 끝까지 다 부르고,

色色龜玆轟綠續(색색귀자굉록속) 여러 가지 구자악을 연이어 노래 하더라네.

李謨擫笛傍宮墻(이모엽적방궁장) 이때 이모는 적을 들고 궁전 담 곁에 숨어,

偸得新翻數般曲(투득신번수반곡) 새로 작곡한 몇 가지 곡조를 훔쳐 베꼈다네.

平明大駕發行宮(평명대가발행궁) 이른 새벽 천자의 수레 행궁을 출발하니,

萬人鼓舞途路中(만인고무도로중) 수많은 사람들 길거리 가운데서 신이나 날뛰고,

百官隊仗避岐薜(백관대장피기벽) 백관과 호위대는 기왕과 벽왕의 길을 터주니,

楊氏諸姨車鬪風(양씨제이거투풍) 양귀비 여러 형제들의 수레 바람과 싸우듯 달려갔다네.

明年十月東都破(명년십월동도파) 다음 해 시월에는 동도 낙양이 반란군에게 함락되어,

御路猶存祿山過(어로유존녹산과) 그대로 있는 한길에는 안록산이 지나다니게 되었네.

驅令供頓不敢藏(구령공돈불감장) 억지 명령으로 숙식 제공하라 해도 감히 숨지도 못하고,

萬姓無聲淚潛墮(만성무성루잠타) 백성들 소리없이 눈물만 남몰래 흘렸다네.

兩京定後六七年(양경정후육칠년) 서경 장안과 동도 낙양 수복한 뒤 육칠 년 만에,

却尋家舍行宮前(각심가사행궁전) 다시 집 찾아서 행궁 앞으로 돌아왔는데,

莊園燒盡有枯井(장원소진유고정) 농가들 다 타 버리고 마른 우물만 남아 있고,

行宮門闥樹宛然(행궁문달수완연) 행궁 문 안쪽에는 나무만 우거져 있는 형편이네.

爾後相傳六皇帝(이후상전육황제) 이 후에 여섯 황제가 서로 천자 자리에 올랐으나,

不到離宮門久閉(불도리궁문구폐) 아무도 이행궁에는 오지 않아 문은 오래 닫혀 있다네.

往來年少說長安(왕래년소설장안) 왕래하는 젊은이들이 하는 장안 얘기 듣건대,

玄武樓成花萼廢(현무루성화악폐) 현무루를 새로 세우고 화악루는 없애버렸다네.

去年敕使因斫竹(거년칙사인작죽) 작년에 천자의 사자가 와서 대나무를 베었는데,

偶値門開蹔相逐(우치문개잠상축) 마침 문 열 때에 잠시 따라 들어가 보니,

荊榛櫛比塞池塘(형진즐비색지당) 싸리나무와 개암나무 같은 잡목들이 즐비하여 연못 메워지고,

狐兎驕癡綠樹木(호토교치록수목) 여우와 토끼는 교만한 듯 바보인 듯 푸른나무 사이에 뛰노는데,

舞榭欹傾基尙存(무사의경기상존) 춤추며 놀던 정자는 기울어졌어도 터는 그대로 남아 있고,

文窓窈窕紗猶綠(교창요조사유록) 꽃무늬 새긴 창 으슥한데 창사는 아직 푸른빛 남았으며,

塵埋粉壁舊花鈿(진매분벽구화전) 먼지 덮인 흰 벽 아래 낡은 꽃 비녀 보였고,

烏喙風箏碎如玉(오훼풍쟁쇄여옥) 까마귀 풍경을 쪼아 옥 부서지는 소리 내고 있으며,

上皇偏愛臨砌花(상황편애임체화) 상황 현종이 섬돌 가까이의 꽃을 특별히 좋아하시어,

依然御榻臨階斜(의연어탑임계사) 옛날처럼 임금의 의자 섬돌을 향해 기울어져 있으며,

蛇出燕巢盤鬪栱(사출연소반투공) 뱀은 제비집에서 기어 나와 기둥머리에 감겨 있고,

菌生香案正當衙(균생향안정당아) 향로 탁자에는 버섯이 난 채 천자 계시던 곳을 향해 있더라네.

寢殿相連端正樓(침전상련단정루) 침전은 단정루와 연이어져 있는데,

太眞梳洗樓上頭(태진소세루상두) 양귀비가 그 누각 위에서 머리 빗고 세수 했었다네.

晨光未出簾影黑(신광미출렴영흑) 아침 해 뜨지 않아 발그림자 아직 어둡고,

至今反掛珊瑚鉤(지금반괘산호구) 지금도 산호 발고리만은 젖혀진 채 걸려 있더라네.

指向傍人因慟哭(지향방인인통곡) 옆 사람에게 손가락질하며 통곡을 하고,

却出宮門淚相續(각출궁문루상속) 궁문을 나오면서도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네.

自從此後還閉門(자종차후환폐문) 이후에 문이 다시 닫히어,

夜夜孤狸上門屋(야야고리상문옥) 밤마다 여우와 삵쾡이가 문 위며 지붕 위 오르내린다네.

我聞此語心骨悲(아문차어심골비) 내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뼛속까지 슬퍼졌으니,

太平誰致亂者誰(태평수치난자수) 평화는 누가 이룩하는 것이며 혼란은 누가 일으키는 것인가?

翁言野父何分別(옹언야부하분별) 노인이 말하기를, 시골 영감이 무슨 분별이 있겠소마는,

耳聞眼見爲君說(이문안견위군설) 귀로 듣고 눈으로 본 것을 당신을 위해 말해 주리다.

姚崇宋璟作相公(요숭송경작상공) 요숭과 송경이 재상일 때에는,

勸諫上皇言語切(권간상황언어절) 상황에게 옳은일 권하고 잘못된일 간하여 아뢰는말 절실하였고,

燮理陰陽禾黍豊(섭리음양화서풍) 음양의 변화 잘 다스려 곡식은 풍성하고,

調和中外無兵戎(조화중외무병융) 안팎을 잘 조화시켜 전쟁이란 없었고,

長官淸平太守好(장관청평태수호) 장관들은 깨끗하고 공평하며 고을 태수들도 훌륭하여,

揀選皆言由至公(간선개언유지공) 관리 등용이 모두 지극히 공정히 이루어 졌었다네.

開元欲末姚宋死(개원욕말요송사) 개원 말엽에 요숭과 송경이 죽자,

朝廷漸漸由妃子(조정점점유비자) 조정은 점점 양귀비의 무리들에게서 놀아났으니,

祿山宮裏養作兒(록산궁리양작아) 안록산이 궁중으로 들어와 양귀비의 양자로 되기도 하였고,

虢國門前閙如市(괵국문전뇨여시) 곽국부인의 집 문앞은 시장처럼 소란했고,

弄權宰相不記名(롱권재상불기명) 권세를 농단한 재상의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依稀憶得楊與李(의희억득양여이) 어렴풋이 양국충과 이임보로 기억 한다네.

廟謨顚倒四海搖(묘모전도사해요) 조정의 계책이 무너지고 온 세상이 요동하니,

五十年來作瘡痏(오십년래작창유) 50년 동안 나라는 온통 부스럼과 상처로 앓게 된 거지요.

今皇神聖丞相明(금황신성승상명) 지금의 황제는 매우 성인다우시고 승상은 명철하여,

詔書纔下吳蜀平(조서재하오촉평) 조서를 내리시자 바로 오나라 땅과 초나라 땅이 평정되었네.

官軍又取淮西賊(관군우취회서적) 관군은 또 회서 오원제의 반란군을 정벌하니,

此賊亦除天下寧(차적역제천하녕) 이 반란군 또한 제거되자 천하가 평화로워졌지요!

年年耕種宮前道(년년경종궁전도) 해마다 궁전 앞길까지 곡식을 심었는데,

今年不遣子孫耕(금년불견자손경) 금년엔 천자 납실까봐 농민 자손들 길에 농사짓지 않았다오.

老翁此意深望幸(노옹차의심망행) 늙은이 마음 천자가 납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니,

努力廟謨休用兵(노력묘모휴용병) 조정은 올바른 계책에 힘쓰고 전쟁 하지 않기를 바라서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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