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荷谷기하곡-허난설헌(許蘭雪軒)
오라버니 하곡께
暗窓銀燭低(암창은촉저)
어두운 창가에 촛불 나직이 흔들리고
流螢度高閣(유형탁고각)
반딧불은 높은 지붕을 날아서 넘네요.
悄悄深夜寒(초초심야한)
깊은 밤 시름겨워 더욱 쌀쌀한데
蕭蕭秋葉落(소소추엽낙)
나뭇잎은 우수수 떨어져 흩날리네요.
關河音信稀(관하음신희)
산과 물이 가로막혀 소식도 뜸하니
端憂不可釋(단우불가석)
그지없는 이 시름을 풀 길이 없네요.
遙想靑蓮宮(요상청연궁)
청련궁 오라버니를 멀리서 그리노라니
山空蘿月白(산공나월백)
산속엔 담쟁이 사이로 달빛만 밝네요.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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