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寄荷谷기하곡-허난설헌(許蘭雪軒)

노년의 인생 2025. 3. 4. 00:05

寄荷谷기하곡-허난설헌(許蘭雪軒)

오라버니 하곡께

 

暗窓銀燭低(암창은촉저)​

어두운 창가에 촛불 나직이 흔들리고

 

流螢度高閣(유형탁고각)​

반딧불은 높은 지붕을 날아서 넘네요.

 

悄悄深夜寒(초초심야한)​

깊은 밤 시름겨워 더욱 쌀쌀한데

 

蕭蕭秋葉落(소소추엽낙)​

나뭇잎은 우수수 떨어져 흩날리네요.

 

關河音信稀(관하음신희)​

산과 물이 가로막혀 소식도 뜸하니

 

端憂不可釋(단우불가석)​

그지없는 이 시름을 풀 길이 없네요.

 

遙想靑蓮宮(요상청연궁)​

청련궁 오라버니를 멀리서 그리노라니

 

山空蘿月白(산공나월백)

산속엔 담쟁이 사이로 달빛만 밝네요.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