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染指鳳仙花歌염지봉선화가-허난설헌(許蘭雪軒)

노년의 인생 2025. 3. 4. 10:51

染指鳳仙花歌염지봉선화가-허난설헌(許蘭雪軒)

손가락에 봉선화를 물들이고

 

金盆夕露凝紅房(금분석로응홍방)

화분에 저녁 이슬 각씨방에 어리니

 

佳人十指纖纖長(가인십지섬섬장)

여인의 열 손가락 어예쁘고도 길어라.

 

竹碾搗出捲菘葉(죽년도출권숭엽)

대절구에 찧어서 장다리잎으로 말아

 

燈前勤護雙鳴璫(등전근호쌍명당)

귀고리 울리며 등잔 앞에서 동여맸네.

 

粧樓曉起簾初捲(장루효기염초권)

새벽에 일어나 발을 걷다가 보니

 

喜看火星抛鏡面(희간화성포경면)

반갑게도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

 

拾草疑飛紅蛺蝶(습초의비홍협접)

풀잎을 뜯을 때는 호랑나비 날아온 듯

 

彈箏驚落桃花片(탄쟁경락도화편)

가야금 탈 때는 복사꽃잎 떨어진 듯

 

徐勻粉頰整羅鬟(서균분협정나환)

토닥토닥 분 바르고 큰머리 만질 때면

 

湘竹臨江淚血班(상죽임강누혈반)

소상반죽 피눈물의 자국처럼 곱구나.

 

時把彩毫描却月(시파채호묘각월)

이따금 붓을 들어 초승달 그리다보면

 

只疑紅雨過春山(지의홍우과춘산)

붉은 빗방울이 눈썹에 스치는 듯하네.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