洞仙謠동선요-허난설헌(許蘭雪軒)
임을 그리며
紫簫聲裏彤雲散(자소성리동운산)
자주빛 퉁소 소리에 구름이 흩어지자
簾外霜寒鸚鵡喚(렴외상한앵무환)
발 밖에는 서리가 차가워 앵무새가 우짖네.
夜闌孤燭照羅帷(야란고촉조나유)
밤 깊어져 외로운 촛불 비단 휘장 비추고
時見踈星度河漢(시견소성도하한)
이따금 드뭇한 별이 은하수를 넘어가네.
丁東銀漏響西風(정동은루향서풍)
똑똑 물시계 소리가 서풍에 메아리치고
露滴梧枝語夕蟲(로적오지어석충)
이슬지는 오동나무 가지에선 밤벌레가 우네.
鮫綃帕上三更淚(교초첩상삼경루)
명주 손수건에 밤새도록 눈물 적셨으니
明日應留點點紅(명일응류점점홍)
내일 보면 점점이 붉은 자국이 남았으리라.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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