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夏日園中雜詠 中 (崔松雪堂) 여름날 동산을 읊다

노년의 인생 2023. 8. 17. 12:48

夏日園中雜詠 中 (崔松雪堂) 여름날 동산을 읊다

 

槐 느티나무

 

古家門巷老槐多(백운고송일소당) 옛 집 문앞 마을 늙은 느티나무 많아서

雨葉風枝歲月磨(우엽풍지세월마) 비바람에 잎과 가지 세월에 볶였구나.

莫遣頑根穿蟻穴(막견완근천의혈) 고집스런 뿌리야 개미굴을 뚫지 마라

功名富貴此中過(공명부귀차중과) 공명과 부귀가 이곳으로 지나가네.

 

柳 버드나무

 

長夏濃陰碧柳枝(장하농음벽류지) 긴긴 여름 짙은 그늘 푸른 버들가지 드렸는데

黃鸝去後日遲遲(황리거후일지지) 꾀꼬리는 떠나가고 해는 몹시 더디구나.

可憐江上垂垂立(가련강상수수립) 가련하다 강 위에 늘어져 섰다가도

猶爲行人管別離(유위행인관별리) 무엇하러 행인들의 이별을 참견하나.

 

桐 오동나무

 

圭葉琴枝日見長(규엽금지일견장) 정결한 잎 거문고 만들 가지 날마다 크면서

風來露滴作陰凉(풍래로적작음량) 바람 불고 이슬 맺혀 서늘한 그늘 짓네.

憐渠此世無人愛(련거차세무인애) 가련타 너는 이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 없어

那得移根在嶧陽(나득이근재역양) 어찌 뿌리를 옮겨 역산으로 가서 살까.

 

松 소나무

 

院裏栽松一尺强(원리재송일척강) 원 뜰에다 소나무 심고 보니 한자를 넘게 자라

問渠枝葉幾經霜(문거지엽기경상) 너의 잎이 몇 년이나 서리를 맞았던가

似笑吾人年已老(사소오인년이노) 우습구나 우리들과 늙는 게 비슷한데.

未見他時作棟樑(미견타시작동량) 네가 기둥 되는 모습을 언제나 보겠는가

 

李 오얏나무

 

東園如夢片時春(동원여몽편시춘) 동쪽 동산에 꿈같이 봄 절반이 지났는데

佳李今年萬顆均(가이금년만과균) 아름다운 오얏 열매 금년엔 만 알 달려

獨自無言臨道側(독자무언임도측) 저 혼자 말없이 길가에 서 있으면서.

箇中幾見整冠人(개중기견정관인) 그 가운데 갓을 고쳐 쓰는 사람을 보았던가

 

棗 대추나무

 

庭前棗木晩風吹(정전조목만풍취) 뜰 앞 대추나무 늦은 바람 불어오니

花小實多多曲枝(화소실다다곡지) 구부러진 가지에 꽃은 적고 열매 많네

結子靑靑應似火(결자청청응사화) 열매 맷혀 파랗다가 불처럼 붉어지니

得非種種自安期(득비종종자안기) 그 모든 열매가 안기생 것 아니가?

※안기생(安期生):도가에서 해상의 신선이라고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