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日園中雜詠 中 (崔松雪堂) 여름날 동산을 읊다
鷰 제비
碧樹濃陰白板扉(벽수농음백판비) 푸른 나무 짙은 그늘 흰 널빤지 사립문
臥看終日鷰飛飛(와간종일연비비) 누워서 종일토록 제비 나는 모습 보네
飛來飛去喃喃語(비래비거남남어) 날아왔다 날아가며 재잘대는 그 말들은
似勝人間說是非(사승인간설시비) 인간세상 시비하는 말썽보다 더하구나
鷺 해오라기
群飛屬玉浪花間(군비속옥낭화간) 떼지어 나는 무리 옥 물결에 꽃무늬요
白羽遙明映碧山(백우요명영벽산) 흰 깃털은 멀리서 푸른 산에 비치네.
使爾淸標如入畫(사이청표여입화) 너의 맑은 그 모습을 그림에 넣는데도
畫時難畫底心閑(화시난화저심한) 마음 밑바닥 한가함은 그리기 어렵겠네.
鷗 갈매기
忘機我似白鷗心(망기아사백구심) 잊는다는 나의 마음 갈매기와 흡사하여
一點塵埃肯許侵(일점진애긍허침) 한 점 티끌 묻는 것을 허용할 수 있겠냐만.
好向江南波浩蕩(호향강남파호탕) 강남의 호탕한 물결 찾아가기 좋은지라
不關風雨自浮沈(불관풍우자부침) 비바람도 상관 않고 스스로 뜨고 숨네.
鶯 꾀꼬리
春染鞠衣勝綺羅(군비속옥낭화간) 봄 물 들인 노란 옷은 비단보다 더 곱고
一生花柳不離他(일생화류불리타) 버들 숲 한 번 들면 떠나지 아니하네.
如今老大誰相惜(여금노대수상석) 지금의 늙음을 누가 안타까워 하리
歲月從前枉擲梭(세월종전왕척사) 세월을 돌아보면 척사도 굽는다네.
鷄 닭
風雨凄凄到五更(풍우처처도오경) 비바람이 쓸쓸한 오경시에 이르러서
聽來若爲愁人鳴(청래약위수인명) 들려오는 울음소리 시름겨운 사람울음 같네
禽中六德雖云美(금중육덕수운미) 날짐승의 여섯 가지 덕이 좋다고는 하나
流盡年光卽此聲(류진년광즉차성) 세월이 다 가도록 그 소리는 여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