湘絃謠상현요-허난설헌(許蘭雪軒)
소상강 거문고 노래
蕉花泣露湘江曲(초화읍로상강곡)
소상강 굽이 파초꽃은 이슬에 젖고
九點秋煙天外綠(구점추연천외록)
아홉 봉우리에 가을빛 짙어 하늘이 푸르네.
水府凉波龍夜吟(수부량파용야음)
수궁 찬 물결에 용은 밤마다 울고
蠻娘輕戛玲瓏玉(만낭경알영롱옥)
남방 아가씨 영롱한 구슬 구르듯 노래하네.
離鸞別鳳隔蒼梧(리난별봉격창오)
짝 잃은 난새와 봉황새는 창오산이 가로막히고
雨氣侵江迷曉珠(우기침강미효주)
빗기운이 강에 스며 새벽달 희미하네.
閑撥神絃石壁上(한발신현석벽상)
한가롭게 벼랑 위에서 거문고를 뜯으니
花鬟月鬢啼江姝(화환월빈제강주)
꽃 같고 달 같은 큰머리의 강아가씨가 우네.
瑤空星漢高超忽(요공성한고초홀)
하늘 은하수는 멀고도 높은데
羽盖金支五雲沒(우개금지오운몰)
일산과 깃대가 오색 구름 속에 가물거리네.
門外漁郞唱竹枝(문외어랑창죽지)
문밖에서 어부들이 「죽지사」를 부르는데
銀潭半掛相思月(은담반궤상사월)
은빛 호수에 조각달이 반쯤 걸려 있네.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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