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效崔國輔體효최국보체-허난설헌(許蘭雪軒)

노년의 인생 2025. 3. 5. 10:03

效崔國輔體효최국보체-허난설헌(許蘭雪軒)

최국보의 체를 본받아 짓다

 

1.

妾有黃金釵(첩유황금채)

제게 금비녀 하나 있어요

 

嫁時爲首飾(가시위수식)

시집올 때 머리에다 꽂고 온 거죠.

 

今日贈君行(금일증군행)

오늘 길 떠나시는 님께 드리니

 

千里長生憶(천리장생억)

천 리길 멀리서도 날 생각하세요.

 

2.

池頭楊柳踈(지두양류소)

못가의 버들잎은 몇 남지 않고

 

井上梧桐落(정상오동락)

오동 잎사귀도 우물에 떨어지네요.

 

簾外候蟲聲(렴외후충성)

발 밖에 가을벌레 우는 철 되었건만

 

天寒錦衾薄(천한금금박)

날씨가 쌀쌀한데다 이불까지도 얇네요.

 

 

3.

春雨暗西池(춘우암서지)

봄비가 자욱히 연못에 내려

 

輕寒襲羅幕(경한습라막)

싸늘한 기운이 비단 휘장에 스며드네요.

 

愁倚小屛風(수의소병풍)

시름겹게 병풍에 기대 바라보니

 

墻頭杏花落(장두행화락)

담장 위에 살구꽃이 떨어지네요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