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汾陰行(李嶠) 분음의 노래

노년의 인생 2024. 4. 7. 09:49

汾陰行(李嶠) 분음의 노래

 

君不見昔日西京全盛時(군불견석일서경전성시)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옛날 서한의 전성시대를

汾陰后土親祭祀(분음후토친제사) 분음(汾陰)에서 후토(后土)에게 친히 제사하던 것을.

齋宮宿寢設齋供(재궁숙침설재공) 재궁(齋宮)에서 미리 자면서 재공(齋供) 올리니

撞鐘鳴鼓樹羽旗(당종명고수우기) 종 치고 북 울리며 깃털 깃발 꽂아 놓았네..

漢家四葉才且雄(한가사엽재차웅) 한나라 왕실은 5대 임금이 재능 있고 영웅다웠으니

賓延萬靈服九戎(빈연만령복구융) 온갖 신령들 받들어 모시고 구융(九戎) 복종시켰네.

柏梁賦詩高宴罷(백량부시고연파) 백량대(柏梁臺)에서 시 읊고 성대한 잔치 파하고는

詔書法駕幸河東(조서법가행하동) 조서내려 천자의 수레 내어 하동으로 납시었던 것이네

河東太守親掃除(하동태수친소제) 하동태수는 친히 후토사를 소제한 다음

奉迎至尊導鸞輿(봉영지존도란여) 지존(至尊)을 받들어 맞이하고 난여를 인도하였네.

五營將校列容衛(오영장교열용위) 오영(五營)의 장교들 늘어서서 의식과 호위를 맡고

三河縱觀空里閭(삼하종관공리려) 삼하 사람들은 모두 구경나와 동네를 비웠네.

回旌駐蹕降靈場(회정주필강령장) 정문으로 돌아와 머물며 신령 모시는 곳으로 내려와

焚香奠醑徼百祥(분향전서요백상) 향 피우고 술잔 올려 온갖 복 빌었다오.

金鼎髮食正焜煌(금정발식정혼황) 금솥의 음식 올리니 매우 휘황하고

靈祇煒燁攄景光(영기위엽터경광) 신령께서는 번쩍번쩍 상서로운 빛 발하였네

埋玉陳牲禮神畢(매옥진생례신필) 옥 묻고 희생(犧牲) 진설해 신에게 제례 마치고는

舉麾上馬乘輿出(거휘상마승여출) 지휘기 들고 말몰아 승여(乘輿) 출발하였네.

彼汾之曲嘉可遊(피분지곡가가유) 저 분수(汾水)의 물굽이는 아름다워 놀 만하니

木蘭爲楫桂為舟(목란위즙계위주) 목란으로 노 만들고 계수나무로 배 만들었네

櫂歌微吟彩鷁浮(도가미음채익부) 뱃노래 가늘게 읊조리며 채색 배 띄우니

簫鼓哀鳴白雲秋(소고애명백운추) 퉁소와 북소리 슬피 울리고 가을하늘엔 흰 구름만 떠갔네.

歡娛宴洽賜群后(환오연흡사군후) 즐거운 잔치 무르익자 제후들에게 하사하고

家家复除戶牛酒(가가복제호우주) 집집마다 부역 면제하고 우주를 내렸네

聲明動天樂無有(성명동천락무유) 천자의 명성 하늘을 감동시키고 신령까지 즐겁게 해드리니

千秋萬歲南山壽(천추만세남산수) 천추만세토록 남산(南山)처럼 장수하기 빌었다오 .

自從天子向秦關(자종천자향진관) 그러나 천자(天子)가 진관(秦關) 향해 떠난 이후로

玉輦金車不復還(옥련금거불부환) 천자의 수레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였네.

珠簾羽帳長寂寞(주렴우장장적막) 주렴과 깃털 장막은 오랫동안 적막하기만 하니

鼎湖龍髯安可攀(정호용염안가반) 정호(鼎湖)의 용수염 같은 것에 어찌 매달릴꼬?

千齡人事一朝空(천령인사일조공) 천년의 인간사 하루아침에 허사되니

四海為家此路窮(사해위가차로궁) 사해(四海)를 집안으로 삼던 이 길 궁해졌네.

雄豪意氣今何在(웅호의기금하재) 영웅호걸의 의기(意氣) 지금 어디에 있는가

壇場宮苑盡蒿蓬(단장궁원진호봉) 제단(祭壇)과 궁정이 모두 쑥대밭 되었어라.

路逢故老長太息(노봉고로장태식) 길에서 만난 나이 많은 노인 만나 길게 탄식하니

世事回環不可測(세사회환불가측) 세상일은 돌고돌아 예측할 수 없다네.

昔時青樓對歌舞(석시청루대가무) 옛날에는 청루에서 마주하여 가무하던 사람이.

今日黃埃聚荊棘(금일황애취형극) 오늘에는 누런 먼지 덮어쓰고 고난의 길에 있네.

山川滿目淚沾衣(산천만목루점의) 산천의 슬픈 광경 눈에 가득하여 눈물로 옷 적시니

富貴榮華能幾時(부귀영화능기시) 부귀영화는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 것가?.

不見只今汾水上(불견지금분수상) 보지 못했는가 지금 분수(汾水) 위에는

唯有年年秋雁飛(유유년년추안비) 다만 해마다 가을 기러기만 나는 것을 보지 못하는가?

 

 

※앞에서는 분음에 가 땅의 신에게 제사지내며 국토의 확장을 위해 분주하던

한무제를 찬양하면서 한나라의 위세를 노래하는 한편 뒤에서는

세월의 덧없음을 한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