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次仲氏見星庵韻차중씨견성암운-허난설헌(許蘭雪軒)

노년의 인생 2025. 3. 4. 19:40

次仲氏見星庵韻차중씨견성암운-허난설헌(許蘭雪軒)

가운데 오라버니의 「견성암」 시에 차운하다

 

1.

雲生高嶂濕芙蓉(운생고장습부용)

높은 산마루에 구름이 일어 연꽃이 촉촉하고

 

琪樹丹崖露氣濃(기수단애로기농)

낭떠러지 나무에는 이슬 기운이젖어 있네.

 

板閣梵殘僧入定(판각범잔승입정)

경판각에서 염불 마치자 스님은 선정에 들고

 

講堂齋罷鶴歸松(강당재파학귀송)

법당에서 재가 끝나자 학도 소나무로 돌아가네.

 

蘿懸古壁啼山鬼(라현고벽제산귀)

다래 덩굴 얽힌 낡은 집에는 도깨비가 울고

 

霧鎖秋潭臥燭龍(무쇄추담와촉룡)

안개 자욱한 가을 못에는 용이 서려 있네.

 

向夜香燈明石榻(향야향등명석탑)

밤 깊어가며 향그런 등불이 돌의자에 밝은데

 

東林月黑有踈鐘(동림월흑유소종)

동쪽 숲에 달은 어둡고 쇠북소리만 이따금 울리네.

[출처]許蘭雪軒 詩集 허경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