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奉德寺鐘 봉덕사종-金時習(김시습)

노년의 인생 2025. 3. 11. 00:00

奉德寺鐘 봉덕사종-金時習(김시습)

봉덕사 신종

 

二姓既己沒(이성기기몰)

박과 석 두 성은 몰락했으니

金氏方主張(김씨방주장)

김씨가 다스리기 시작하였지

末寒廾三代(말한공삼대)

세월 흘러 23대 이르렀을 때

墨胡來西方(묵호래서방)

묵호자가 서방서 찾아왔다네

因緣禍福說(인연화복설)

인연화복 불법을 이야기하며

求謁法興王(구알법흥왕)

법흥왕 뵈옵기를 원하였다네

創寺與閻倍(창사여염배)

절을 짓고 마을도 크게 늘려서

冀作民津梁(기작민진량)

백성 나루 다리 되기 바랐네

厥後惠恭王(궐후혜공왕)

그 뒤로 49대 혜공왕대에

營寺東川傍(영사동천방)

동천 가에 터 잡고 절을 세웠지

招提久莫量(초제구막량)

절집이 겪은 세월 측량 못하고

鍾大逾魯莊(종대유로장)

노장공의 종보다 훨씬 크다오

豈無曹劌諫(기무조궤간)

조귀가 간언하지 않았을까만

只緣喜天堂(지연희천당)

천당을 좋아했기 대문이라네

寺廢沒沙礫(사폐몰사력)

절집은 무너져서 자갈밭 되고

此物委榛荒(차물위진황)

이 종은 덤불 속에 버려졌다네

恰似周石鼓(흡사주석고)

주나라 문왕의 석고와 같아

兒撞牛礪角(아당우려각)

아이들 두드리고 소는 뿔 갈고

府尹金公淡(부윤금공담)

경주부윤 김당 공께선

政平無訟牒(정평무송첩)

정사가 평화로워 송사 없으매

斯出餘慶心(사출여경심)

정여경의 마음을 일으켜서는

置之靈廟側(치지령묘측)

영묘사 한켠에다 옮겨 두었네

巨物神所撝(거물신소위)

거물은 신령께서 옮겨 두었네

千古不可得(천고불가득)

천 년 동안 종적을 알지 못했지

雄雄巨壑響(웅웅거학향)

큰 소리는 바다 위에 웅웅거리고

隱隱吟蛟鯨(은은음문경)

먼 여운은 용과 고래 읊조리는 듯

慶州邊圉地(경주변어지)

경주는 한구석에 치우친 고을

士卒千其名(사졸천기명)

사졸은 다 모아서 천 명이라네

域廣山又隔(역광산우격)

땅은 넓고 산으로 막혀 있으니

其用宜發兵(기용의발병)

그 쓰임 군사 내기 적당하다네

懸簴鎭一鄕(현거진일향)

매달아 한 고을의 기운 모으니

人慕公之明(인모공지명)

사람들 공의 밝음 사모하누나

我來讀其銘(아래독기명)

찾아와서 새겨진 글을 읽으니

可想千古情(가상천고정)

천 년 전의 마음이 그려지누나

撫之一太息(무지일대식)

어르며 한 번 크게 숨을 쉬노니

工媸非所評(공치비소평)

솜씨의 공졸이야 따지지 마라

[출처]김시습시선(이승수, 2016)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