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開愁歌 개수가 - 李賀(이하)

노년의 인생 2025. 2. 13. 17:36

開愁歌 개수가 - 李賀(이하)

근심을 털어내는 노래

 

秋風吹地百草乾(추풍취지백초건)

가을바름 땅위를 불어대니 온갖 초목이 메마르고,

 

華容碧影生晩寒(화용벽영생만한)

화산의 위용이 푸른 그림자 드리우니 저녁의 한기가 드러나네.

 

我當二十不得意(아당이십부득의)

나이 스무 살이 되어도 내 있을 자리 하나 얻지 못하였으니,

 

一心愁謝如枯蘭(일심수사여고란)

온 마음이 근심으로 시들어버린 게 마치 말라버린 난초 같구나.

 

衣如飛鶉馬如狗(의여비순마여구)

입은 옷은 메추라기 깃 같고 타고 다니는 말은 강아지만 하니,

 

臨岐擊劍生銅吼(임기격검생동후)

갈림길이라도 만나면 검을 뽑아 내리치며 쇳소리로 울부짖는다.

 

旗亭下馬解秋衣(기정하마해추의)

깃발 꽂힌 술집 앞에 말을 내려 갓 입은 가을 옷을 풀어주고,

 

請貰宜陽一壺酒(청세의양일호주)

인심 좋은 의양 사람에게 외상술 한 병 달라 부탁하네.

 

壺中喚天雲不開(호중환천운불개)

술병 안레 대고 하늘을 불러 외쳐도 구름은 걷히지 않고,

 

白晝萬里閑凄迷(백주만리한처미)

대낮 만 리 밖에서도 하릴없이 처량하게 멍할 뿐.

 

主人勸我養心骨(주인권아양심골)

주인장 나를 다독이길 기백을 살리셔야지,

 

莫受俗物相塡豗(막수속물상전회)

속된 것 받아서 마음 요란하게 채우지 말라 하시네.

[출처] 멱라강에 던져 보낸 시 한편 /김근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