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寄遠 (光山金氏) 먼 곳 그대에게

노년의 인생 2023. 8. 19. 11:52

寄遠 (光山金氏) 먼 곳 그대에게

六首

 

(1)

相別問幾許(상별문기허) 이별한지 그 얼마나 근심 세월 지났나요

今已過九旬(금이과구순) 어느덧 9순이나 지나 갔군요

城中寒日暮(성중한일모) 성안에선 싸늘한 해가 저물어 가겠지요

應對竺山人(응대축산인) 으레히 축산 사람도 만나보겠지.

(2)

萬事已無興(만사이무흥) 만사는 이미 지나 흥 기댈 것 없고

一生眞可憐(일생진가련) 인생의 일생이 참으로 가련쿠나

誰知千里別(수지천리별) 그 누가 천리 이별 알기나 했으랴

値此欲暮年(치차욕모년) 이처럼 늘그막을 맞을 줄이야.

(3)

氷雪滿山野(빙설만산야) 어름과 눈은 산과 들에 가득 차고

寒風透窓來(한풍투창래) 찬바람은 매섭게 창문으로 스며드네

蓼蓼愁獨處(료료수독처) 쓸쓸히 혼자서 수심이 깊은 곳을

懷抱向誰開(회포향수개) 그 누가 이 괴로움을 열어주리오.

(4)

待鷄鷄不唱(대계계불창) 새벽에 닭이 울까 기다려도 우지 않고

要眠眠未成(요면면미성) 억지로 자려 해도 잠은 안오네

家間多少事(가간다소사) 집안의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이

一時集心情(일시집심정) 한꺼번에 내 마음을 옭아 매누나.

(5)

窮獨寧無命(궁독녕무명) 곤궁과 고독은 차라리 운명에 없다 해도

暌離亦有緣(계리역유연) 합치고 헤어짐은 인연이 있는 법

那堪憶遠處(나감억원처) 어찌 감히 먼곳 일 생각하면 참을 것이랴

寒月照窓明(한월조창명) 차가운 달빛만 창문을 비추인다.

(6)

風色蕭蕭暮(풍색소소모) 바람 불어 스산하고 쓸쓸한 저녁

幽人正含情(유인정함정) 규방에 갇힌 사람 정한에 잠겼구나

洛中書不到(각중서부도) 한양에선 편지 한 장 오지를 않고

天外雁無聲(천외안무성) 하늘 밖에 기러기도 그 소리 끊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