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舍弟司諫子峻 (光山金氏) 아우 사간 자준에게
我得痛風疾(아득통풍질) 나는 통풍 증세 병을 얻어서
手麻不能屈(수마불능굴) 손은 마비되어 굴신을 못하누나
晝蜼勉强坐(주유면강좌) 낮에는 억지로 일어나 앉으나
夜則疼痛極(야즉동통극) 밤이 되면 통증은 극도로 심하단다.
元氣日日銷(원기일일소) 기운은 나날이 쇠진해 가고
死亡知無日(사망지무일) 죽을 때가 몇 날이 없나 보구나
一縷命未盡(일루명미진) 실오리 같은 목숨 다하기 전에
唯願見司僕(유원견사복) 오직 바라느니 사복동생 만나는 일.
司僕久不來(사복구불래) 사복동생 오래도록 오지 않아서
病懷徒鬱鬱(병회도울울) 병이 나서 가슴만 답답하구나
焚鬚是何人(분수시하인) 누님 위해 수염태운 그 사람 누구던가
千載有李勣(천재유이적) 천 년 전 이적고사 지금도 남아있네.
李勣(이적)고사 : 중국 당나라 상서좌복야 영국공 이적의
“누님을 위하여 죽을 끓였다”라는 고사
그 내용은 이적이 누님의 병을 간호 하면서 손수 죽을 끓였는데
그 불에 수염을 태우니 누님이 말리자 말하기를
“죽은 누구나 끓일 수 있지만 우리는 이미 늙었으니
그것이 슬픈일” 이라고 하였다는 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