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興輪寺址 흥륜사지 -金時習

노년의 인생 2025. 3. 9. 17:48

興輪寺址 흥륜사지 -金時習

興輪寺址 盡化閭閻 惟古槽鑊獨存

흥륜사 터에서

벌써 마을이 되었고 전각 한 채만 무너진 채 남아 있다

 

麥秀漸漸擁故墟(맥수점점옹고허)

보리는 이삭 패어 옛 터를 덮어가니

 

舍人功業竟何居(사인공업경하거)

사인이 쌓은 공업 어디에 있단 말가

 

至今鷄犬喧齋粥(지금계견훤재죽)

이제껏 개와 닭이 스님을 짖어 대니

 

便是當時誦佛書(변시당시송불서)

그 시절 불서 읽던 바로 그 소리일세

 

石槽遇因鑊辭炎(석조우인확사염)

돌구유 부서지고 가마솥은 내버려져

 

殿閣餘墟化里閻(전각여허화리염)

전각의 남은 터는 마을이 되었도다

 

俗古施僧僧施俗(속고시승승시속)

옛날엔 속인 시주, 이제는 스님 차례

 

輪回報德亦無嫌(륜회보덕역무혐)

덕 갚는 윤회이니 혐의를 두지 마오

[출처]김시습시선 이승수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