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金進士 振文증김진사 진문-金時習(김시습)
진사 김진문에게
皇天稟萬物(황천품만물)
하늘이 세상 만물 빚아냈으니
有氣便有理(유기편유리)
기가 있는 곳에는 이도 있다네
有理便道同(유리편도동)
이가 있으면 도는 같은 법이니
何論儒釋子(하논유석자)
유가 불가 다름을 무어 따지랴
而我雖緇褐(이아유치갈)
내 몸에 걸친 것은 승복이지만
志則異於是(지즉이어시)
마음속에 품은 것은 이와 다르네
豈與昧誕徒(기여매탄도)
어찌 우매 허망 무리와 함께
頡頑亂朱紫(힐완난주자)
사이비로 진리를 어지럽히랴
金公謹愿人(김공근원인)
김 공은 성인 말씀 착실한지라
一鄉稱善士(일향칭선사)
한 고을의 선사라 일컬어지네
目擊便道存(목격편도존)
얼핏 봐도 도 있음 눈에 보이니
傾蓋稱吾旨(경개칭오지)
잠깐 사이 내 뜻에 쏙 들었다오
能文似前修(능문사전수)
문장 솜씨 옛 현인과 같고
立志希文比(입지희문비)
높은 뜻은 범중엄과 나란하구나
研磨道義豐(연마도의풍)
갈고 닦아 도의는 넘쳐흐르고
鼓論談辨美(고논담변미)
논변할 땐 언사가 아름다워라
携手遊故都(휴수유고도)
서로 함께 어울려 고도에 놀며
浴彼蚊之水(욕피문지수)
저 모그내 물에서 목욕을 하세
風乎夫子壇(풍호부자단)
부자의 단 앞에서 바람을 쐬고
歷彼城楸재(력피성추재)
성안의 무덤 사이 거닐어 보세
既云道相同(기운도상동)
도 서로 같다고 말을 했으니
何論此與彼(하론차여피)
이와 저를 어찌 굳이 따지랴
從今日復日(종금일부일)
오늘부터 날마다 거르지 말고
相期訪林市(상기방림시)
숲 속으로 저자로 찾아가세나
[출처]김시습시선(이승수, 2016)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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