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贈金進士 振文증김진사 진문-金時習(김시습)

노년의 인생 2025. 3. 12. 13:56

贈金進士 振文증김진사 진문-金時習(김시습)

진사 김진문에게

 

皇天稟萬物(황천품만물)

하늘이 세상 만물 빚아냈으니

有氣便有理(유기편유리)

기가 있는 곳에는 이도 있다네

有理便道同(유리편도동)

이가 있으면 도는 같은 법이니

何論儒釋子(하논유석자)

유가 불가 다름을 무어 따지랴

而我雖緇褐(이아유치갈)

내 몸에 걸친 것은 승복이지만

志則異於是(지즉이어시)

마음속에 품은 것은 이와 다르네

豈與昧誕徒(기여매탄도)

어찌 우매 허망 무리와 함께

頡頑亂朱紫(힐완난주자)

사이비로 진리를 어지럽히랴

金公謹愿人(김공근원인)

김 공은 성인 말씀 착실한지라

一鄉稱善士(일향칭선사)

한 고을의 선사라 일컬어지네

目擊便道存(목격편도존)

얼핏 봐도 도 있음 눈에 보이니

傾蓋稱吾旨(경개칭오지)

잠깐 사이 내 뜻에 쏙 들었다오

能文似前修(능문사전수)

문장 솜씨 옛 현인과 같고

立志希文比(입지희문비)

높은 뜻은 범중엄과 나란하구나

研磨道義豐(연마도의풍)

갈고 닦아 도의는 넘쳐흐르고

鼓論談辨美(고논담변미)

논변할 땐 언사가 아름다워라

携手遊故都(휴수유고도)

서로 함께 어울려 고도에 놀며

浴彼蚊之水(욕피문지수)

저 모그내 물에서 목욕을 하세

風乎夫子壇(풍호부자단)

부자의 단 앞에서 바람을 쐬고

歷彼城楸재(력피성추재)

성안의 무덤 사이 거닐어 보세

既云道相同(기운도상동)

도 서로 같다고 말을 했으니

何論此與彼(하론차여피)

이와 저를 어찌 굳이 따지랴

從今日復日(종금일부일)

오늘부터 날마다 거르지 말고

相期訪林市(상기방림시)

숲 속으로 저자로 찾아가세나

[출처]김시습시선(이승수, 2016)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