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3 11

開聖寺개성사-鄭知常(정지상)

開聖寺개성사-鄭知常(정지상)개성사 百步九折登巑岏(백보구절등찬완)백 걸음에 아홉 번씩이나 굽이진 길 가파른 메를 올라오니, 寺在半空唯數間(가재반공유수간)우뚝 반공에 솟은 집이 두어 칸. 靈泉澄淸寒水落(영천징청한수락)맑디맑은 샘에서는 찬 물이 떨어지고, 古壁暗淡蒼苔斑(고벽암담창태반)해묵은 어두운 암벽엔 푸른 이끼 아롱져 있네. 石頭松老一片月(석두송로일편월)바위 끝 소나무는 한 조각달 걸린 채 늙어 있고, 天末雲低千點山(천말운저천점산)하늘 끝 구름 아래로는 천 개의 점인 양, 산이 늘어서 있네 紅塵萬事不可到(홍진만사불가도)여기는 티끌세상 어떤 일도 이르지 못하나니 幽人獨得長年閒(유인독득장년한)깊이 숨어 사는 이, 홀로 평생을 한가히 보내는 곳.[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

한시 2025.03.13

西池賞荷서지상하 其一-丁若鏞(정약용)

西池賞荷서지상하 其一-丁若鏞(정약용)서쪽 못에서 연꽃을 보다 제1수 1.群賢分席坐芳池(군현분석좌방지)어진 선비들 자리 나누어 연못가에 앉고보니,綠暗紅酣笑語遲(녹암홍감소어지)푸른 잎 붉은 꽃 보며 담소가 무르익네.誰障吾游眞絶境(수장오유진절경)이 절경 속에서 노는 우리들을 뉘라서 방해하랴.不須人譽自殊姿(불수인예자수자)사람들이 추켜세우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뛰어난 사람들인데.蜂掁玉淚收啼臉(봉쟁옥루수제검)벌은 연잎에 맺힌 구슬 눈물에 날개 짓 하여 눈물 흔적을 거두게 하고鳥拂緗房勸畫眉(조불상방권화미)새는 연꽃의 노란 꽃술을 털며 자꾸 눈썹을 그리라 하네.欲識夭夭含意處(욕식요요함의처)그 곱고 아름다운 뜻 머금은 곳을 알고 싶거든請看菡萏未開時(청간함담미개시)아직 피기 전의 연꽃 봉오리를 보시게나. 2.垂柳光風轉碧池..

한시 2025.03.13

題金鰲新話제금오신화-金時習(김시습)

題金鰲新話제금오신화-金時習(김시습)금오신화에 적다 矮屋青氈曖有餘(왜옥청전애유여)오두막에 푸른 모포 따스함 넘쳐 나고 滿窓梅影月明初(만창매영월명초)달 뜨자 매화 그림자 창문에 가득하네 挑燈永夜焚香坐(도등영야분향좌)밤새 심지 돋우고 향을 사르며 앉아 閑著人間不見書(한저인간불견서)세상에 없는 책을 한가로이 짓노라 玉堂揮翰己無心(옥당휘한기무심)옥당서 글 짓는 일 벌써 마음 비웠으니 端坐松窓夜正深(단좌송창야정심)밤 깊도록 송창 가에 바르게 앉아 있네 香插銅𨥯烏几靜(향삽동와오궤정)향로엔 향 꽂히고 오궤는 깨끗하니 風流奇話細搜尋(풍류기화세수심)기담과 풍류기와 꼼꼼히 구상하네[출처]김시습시선(이승수, 2016) 옮김

한시 2025.03.13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西山大師(서산대사)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西山大師(서산대사)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눈 내린 들길을 걸을 때에도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함부로 어지러히 걷지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오늘 내가 남긴 발자욱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뒤에 오는 사람에게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으리니.[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김병기 감수

한시 2025.03.13

齋居有懷재거유회-柳成龍(유성룡)

齋居有懷재거유회-柳成龍(유성룡)서재에서의 감회 細雨孤村暮(세우고촌모)가랑비 속에 산마을에 날이 저물고 寒江落木秋(한강낙목추)차가운 강물에 잎이 진다. 壁重嵐翠積(벽중람취적)먼 산 절벽엔 안개비며 구름이 짙고 天遠雁聲流(천원안성류)하늘 멀리 기러기 소리 흩어지네. 學道無全力(학도무전력)공부에 온 힘 기울이지 못해 臨岐有晩愁(임기유만수)기로에 서서 찾아오는 늦은 후회에. 都將經濟業(도장경제업)다시 큰 뜻을 품어 歸臥水雲陬(귀와수운추)이 산 속 깊은 곳을 찾아왔네.[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김병기 감수

한시 2025.03.13

月夜於池上作월야어지상작-李建昌(이건창)

月夜於池上作월야어지상작-李建昌(이건창)달밤에 못 가에서 月好不能宿(월호불능숙)달빛이 좋아 잠 못 이루고 出門臨小塘(출문임소당)문을 나서 연목가로 갔네. 荷花寂已盡(하화적이진)연꽃은 고요함 속에 이미 시들었는데 惟我能聞香(유아능문향)나는 여전히 향기를 느낄 수 있네. 風吹荷葉飜(풍취하엽번)바람 살짝 연잎을 들추자 水底一星出(수저일성출)물 밑에 나타난 별 하나. 我欲手探之(아욕수탐지)살며시 만지려 하니 綠波寒浸骨(록파한침골)푸른 물결 일어 뼛속까지 파고드는 서늘함이여![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김병기 감수

한시 2025.03.13

詠井中月영정중월-李奎報(이규보)

詠井中月영정중월-李奎報(이규보)우물 속 달을 읊다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並汲一甁中(병급일병중)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다네,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병을 기울이면 달도 따라 비게 되는 것을.[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김병기 감수

한시 2025.03.13

夢魂몽혼-李玉峰(이옥봉)

夢魂몽혼-李玉峰(이옥봉)꿈속의 넋이 되어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신가요?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달 비친 비단 창에 저의 한숨이 많습니다. 若使夢魂行有跡(야사몽혼행유적)꿈속의 내 혼더러 자취를 남기게 했다면,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그대 문 앞의 돌길이 닳아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거예요.[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김병기 감수

한시 2025.03.13

人李德操輓詞우인이덕조만사-丁若鏞(정약용)

友人李德操輓詞우인이덕조만사-丁若鏞(정약용)나의 벗 이덕조를 위한 만사 仙鶴下人間(선학하인간)선학이 인간 세상에 내려왔던가! 軒然見風神(헌연견풍신)훤칠한 풍모가 절로 드러나 보였다네. 羽翮皎如雪(우핵교여설)하얀 깃털은 흰 눈과 같아서 鷄鶩生嫌嗔(계목생혐진)닭이며 오리들이 미워하고 시기했지. 鳴聲動九霄(명성동구소)학 울음소리 한 번에 구천(九天)이 진동하고 嘹亮出風塵(요량출풍진)우렁찬 목소리는 풍진 세상을 밝히는 소리였지. 乘秋忽飛去(승추홀비거)가을바람을 타고 훌쩍 날아가 버리니, 怊悵空勞人(초창공노인)애닯구나! 이제 슬퍼한들 무슨 소용.[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김병기 감수

한시 2025.03.13

詠菊영국-高義厚(고의후)

詠菊영국-高義厚(고의후)국화를 읊다 有花無酒可堪嗟(유화무주가감차)꽃 있고 술 없으면 안타깝고, 有酒無人亦奈何(유주무인역내하)술 있고 친구 없으면 또한 딱한 일. 世事悠悠不須問(세사유유불수문)세상 일 하염없으니 따질 것 무엇이랴! 看花對酒一長歌(간화대주일장가)꽃 보며, 술잔 들고 한바탕 노래나 부르세.[출처]한국한시316 (국제서예협회2014) 편역         김병기 감수

한시 2025.03.13